▲ 김형근

우리 표현에 “약방에 감초”라는 말이 있다. 이는 ‘한약에 감초를 넣는 경우가 많아 한약방에 감초가 반드시 있다는 데서, 어떤 일에 빠짐없이 끼어드는 사람 또는 꼭 있어야 할 물건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이처럼 주연은 되지 못하고 조연 같은 역할을 하는 경우를 감초라는 표현을 많이 쓴다. 감초는 한약재 처방에서 가장 많이 쓰이며 다양한 약물을 조화롭게 만드는 약초이기 때문이다.    

감초는 콩과에 속하는 다년초 초본 식물로써 근골을 강화시키고 상처치료와 항염증, 항알레르기, 혈압강하, 부종, 식중독, 비위허약 등에 효능을 갖고 있는 만병통치약 같은 약초이면서 화장품과 식품 원료 등 다양하게 이용되고 있다.

그러나 국내산 감초는 재배가 어렵고 ‘글리시리진’ 성분 함량 미달 등 상품성이 떨어져 국내 소비량의 3% 정도만이 생산되고 있고 대부분은 중국과 몽고, 우즈베키스탄 등에서 수입해 오고 있어 국내 재배시 수입대체 효과가 매우 높은 작물이다.

최근에 감초의 한약재로서 중요한 성분인 ‘글리시리진’ 성분이 높은 국내 품종이 육성돼 보급 및 재배가 시작됐고 또한 감초의 두번째로 중요한 성분인 ‘글라브리딘’은 위장병 치료와 화장품에서 미백 효과에 뛰어난 효능을 지녀 다양한 제품의 원료로 쓰이는 등 새로운 소비 패러다임의 변화로 한약재로만 이용되던 감초가 기능성식품과 화장품 원료로 더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국내 감초 사용량의 대부분을 수입하는 중국에서는 야생에서 다량으로 채취하던 감초를 사막화 방지를 위해 야생채취를 엄격히 규제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서 자국내 시장에 우선 공급하는 등 물량 확보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이처럼, 외국산에 잠식당한 감초의 국산화를 위해 농촌진흥청을 중심으로 생약협회 등이 협력해 신품종 개발과 보급에 나서고 있으며 제천을 비롯한 일부지역에서도 재배와 실증연구가 이뤄지고 있으며, 도내 동부농업기술센터에서도 구좌지역을 중심으로 13농가 1.1ha 면적에 감초를 ‘포트’에 재배하는 방법을 개발 보급해 잡초제거, 수확 생력화로 노동력 절감과 상품성 향상으로 농가 소득증대는 물론 국산 자급률 향상이 기대되고 있다. 특히 일본 향장산업 시장에 재배법과 기능성 추출물을 납품하기로 MOU를 체결해 수출을 시도하고 있다.

약용작물의 불모지인 제주에서 감초재배기술을 일본으로 첫 수출하게 되는 계기를 마련하면서 새로운 소득작물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했으며, 계속적으로 감초의 ‘포트’ 재배기술을 정립해 우수한 품질의 감초의 수출 확대와 함께 국내 내수시장 선점에 노력하고자 하며, 바로 오늘부터 제주가 감초재배의 종주로서 자리 잡는 시발점이 되기를 기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