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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레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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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2.07  14:2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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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눈이 내린 겨울 아침, 쌀을 안치려고 부엌에
들어간 어머니는 불을 지피기 전에 꼭 부지깽이로 아궁이
이맛돌을 톡톡 때린다 그러면 다스운 아궁이 속에서 단잠을
잔 생쥐들이 쪼르르 달려 나와 살강 위로 달아난다

배고픈 까치들이 감나무 가지에 앉아 까치밥을
쪼아먹는다 이 빠진 종지들이 달그락대는
살강에서는 생쥐들이 주걱에 붙은 밥풀을 냠냠 먹는다
햇좁쌀 같은 햇살이 오종종히 비치는 조붓한 우리 집 아침 두레반

-오탁번의 ‘두레반’ 모두

마치 오래된 책장 속에서 찾아낸 빛바랜 가족사진 한 장을 보는 것 같다.
‘어머니!’ 하고 부르면 참았던 눈이 펏들펏들 내리고, 두레반 밥상에 둘러앉은 웃음소리도 만져질 것 같다.
그때쯤이면 천장의 쥐들이 우당탕거려도 좋았다.
나만 아는 각박한 세상이 아니라, 온갖 미물들도 가족처럼 여기는 우리 어머니 할머니의 모습, 이런 넉넉함이 모진 세월을 이기는 힘이었다.
오승철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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