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인석

우리 제주가 올해 9월에 국제안전도시공인센터(ISCCC)로부터 아시아에서 최초로 3번째 안전도시 공인을 받았다. 5년에 한번씩 평가하여 공인을 해주기 때문에 3번째 공인을 받았다는 것은 시작한지 10년이 됐다는 것이다.

그런데 아직도 안전도시라고 하면 ‘이미 안전한 도시가 아니라 안전해지기 위해, 좀 더 자세히 말하면 사고로 인한 손상을 줄이기 위해 구성원들이 함께 노력하는 도시’ 정도로만 알고들 있다. 그래서 ‘태풍, 지진, 테러, 대형범죄 등을 다뤄야 한다는 등, 안전총괄부서에서 안전도시업무를 해야 한다’ 등의 문제제기가 끊임없이 나오는 것이다. 많은 오해가 개념에서 시작된다.

아무리 정신박약해도 법원의 선고가 없으면 금치산자가 아니며, 아무리 특정 건물의 소방안전관리를 열심히 해도 소방서에 신고되지 않으면 소방안전관리자가 아니다. 상식적인 사전적 개념이 아닌 법적·행정적 개념을 제대로 알아야 정체성이 잡히고, 그래야만 조직체계와 사업계획을 제대로 세울 수 있다.

사고나 재난은 빈도와 규모의 조합으로 구성되는데, 상기한 대규모 소빈도의 재난은 도민안전실·군·경·소방(긴급구조통제단) 등 각기 조직적 영역이 있으며, 이것들이 안전도시 영역은 아니다. 안전도시에서 말하는 안전은 중소규모 다빈도의 일상적인 사망과 부상으로부터의 안전을 의미한다. 여기에 119구급대와 응급실 기반의 ‘사고손상감시시스템’의 중요성이 있으며, 또한 도민안전실과 소방의 효율적 이원화의 타당성이 있는 것이다. 이원화가 아니라 ‘효율적 이원화’다. 그것은 일원화보다 더 효율적인 이원화라는 것이다.

이제 ‘안전도시 10년’, 정체성을 제대로 도민들에게 알리고 가까운 곳에서부터, 노력의 체계적 습관화로 노력하고 싶지 않아도 노력할 수밖에 없는 사고손상감경 시스템이 스스로 작동하는 ‘진정한 안전도시 제주’를 만들어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