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창진

제주시 지역 각 마을에는 과거 지역공동체 에너지가 넘쳐났던 모습들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그 중에서도 대표적인 것이 마을안길 확·포장이나 농로개설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1970년대에 ‘우리도 한번 잘 살아보세’라는 구호를 외치면서 새마을 사업으로 우리네 할아버지 할머니 또는 부모님들은 마을안길이나 농로가 좁아서 우마차, 경운기 등이 통행에 불편할 때, 본인들 소유 토지를 조금씩 도로에 내놓아 도로를 확장하거나 새로운 도로개설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제주 유입인구가 증가하고 부동산열기가 고조되면서 마을마다 주택이나 토지를 매입해 새로 전입해오는 분들이 과거에 확장된 마을안길(사실도로)까지 경계를 복원하면서 도로 폭이 좁아지거나 막히는 사례가 발생해 분쟁이 늘고 있는 실정이다.

제주시에는 이러한 도로가 1500여개 노선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서 지난 2014년부터 사실도로를 정리하기 위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나 진척이 더딘 상태다.

일부 시민들은 사실도로 편입토지에 대한 보상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으나, 도내 각종 도로 보상을 위해서는 천문학적인 재원이 소요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따라서 제주시에서는 사실도로 편입토지에 대해 해당마을에서 토지주 동의를 얻어 정리를 요청하는 경우, 소유권은 변동 없이 도로 편입된 부분만 분할해 지목을 도로로 변경하는 방식으로 사실도로 정리를 추진하고 있다.

사실도로를 지금 정리하지 않을 경우 도로편입 토지 경계복원사례가 하나둘씩 늘어나게 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에게 돌아가기 때문이다.

선조들리 물려주신 마을안길 정리는 마을마다 지역공동체가 살아있는 현시점이 매우 중요한 시기라고 할 수 있다. 많은 관심이 필요한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