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제주도 사회복지예산이 1조62억 원 규모로 편성됐다. 전체 예산중 19%대에 그쳤던 복지예산이 수 년만에 다시 20%대로 높아졌다.

지방선거가 있는 해여서 선거를 의식한 환심성 복지예산이라는 일각의 지적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복지는 곧 삶의 질 향상과 직결되므로 관련예산의 적정 확보는 필수적이다. 특히 저소득층과 취약계층의 생활안정 사업부터 폭넓게 이뤄져야 한다.

하지만 편성된 복지예산이 전액 집행될지는 의문이다. 일부 부풀리기식 예산 증액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떨쳐버리기 어럽다. 기초연금이 1535억 원으로 확대됐으며, 아동수당이 새로 생겨 212억 원이 지원된다. 그러나 이들 예산은 여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지급할 수 없는 일종의 마네킹 예산이다. 기초연금의 사례는 이를 잘 말해준다.

지난해 기초연금을 신청한 도내 65세 이상 소득 하위 70% 노인은 6833명(8월말 기준)에 달했지만 무려 3073명(46%)이 소득인정액(8500만원)이 높아져 무더기 탈락했다. 소유한 재산이 토지 등 공시지가의 잇단 두 자리 수 인상으로 소득인정액 기준에서 벗어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본란은 제주지역 기초연금 수급 기준인 기본재산액이 대도시 수준인 1억3500만 원으로 상향 조정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바 있다. 그게 어렵다면 대도시와 중소도시의 중간그룹을 신설토록해 기본재산액 기준을 1억 원 이상으로 높여 조정하는 방안이 있을 수 있다. 제주도는 비현실적인 기초연금 기본재산액의 조정을 정부에 강력히 요구해야 한다. 건의와 별도로 기초연금에 준하는 독자적인 지원 방안을 개발해 증액된 기초연금 예산의 상당액이 불용처리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