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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츠러든 ‘사랑의 온도탑’…제주는 꼴찌
임창준  |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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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1.03  15: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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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창준 객원논설위원
지난해 9월 인천시의회 의원 34명 전원이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진행하는 캠페인 ‘나눔 리더’에 가입했다. 지난해 6월 모금회가 새롭게 선보인 나눔리더는 1년 안에 100만원 이상 기부를 약정하는 것으로, 중·소액 기부자를 위한 프로그램이다. 이는 지방의회의 의원 모두가 나눔 리더에 가입한 첫 사례였고, 동시가입자로 최대 규모였다. 충남 부여군의회 의원 11명 전원도 이달 초 나눔 리더에 가입했다.

이처럼 거액이 아닌 금액으로도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 행렬에 동참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비록 적은 금액일지라도 기부의 취지를 살리는 측면에서는 고액 기부와 별 차이가 없고 주변 사람들의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괄목할만한 일이다. 그런데 평년보다도 빨리 온 추운 날씨 속에 전국 곳곳에서 나눔을 호소하는 자선 냄비 종소리가 울려퍼지고 있지만 정작 자선냄비는 좀처럼 채워지지 않고 있어 안타까움이 든다.

서울 광화문에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마련한 사랑의 온도탑 기온이 지난달 20일 34.4도를 기록했다. 예년 같으면 진즉 40도를 넘겼을 것이라고 한다. 이번 달 말까지 목표액은 3994억원이다. 1% 채워질 때 사랑의 온도탑은 1도 올라간다. 나눔의 마음이 모여야만 100도 달성이 가능하다.

지난 12월 20일 기준으로 모금액을 지역별로 보면 서울 34.4도(현재액 169억원·목표액 492억원), 대구 44.8도(41억원·92억원), 광주 45.9도(23억원·51억원), 울산 55.8도(38억원·69억원), 충북 41도(27억원·66억원), 충남 38.2도(63억원·167억원), 전북 30.9도(23억원·74억원), 경북 35도(50억원·145억원), 부산 34.3도(43억원·152억원) 등이다. 제주도는 17개 전국 시·도 가운데 24.1%로 강원도에 이어 꼴찌로 두 번째 수준이다. 제주는 44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으나 실제 모금액은 10억여원에 불과했다. 제주의 인심과 온정이 메말랐다는 걸까.

기부는 타인을 위해 자신의 것을 기꺼이 내어주는 나눔의 실천이다. 우리의 기부문화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얼마 전 영국자선지원재단(CAF)이 발표한 ‘세계기부지수 2017’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기부참여지수는 34%에 그쳤다. 전체 139개 조사 대상국 중 62위 성적이다. 그동안 기부가 일부 부유층과 사회지도층 위주로 이뤄진 점도 부인할 수 없다. 올해는 유난히 ‘노블레스 오블리주’ 실천마저 줄어 1억원 이상을 기부한 이들의 모임인 ‘아너 소사이어티’ 신규 가입 회원이 크게 줄었다. 2008년 6명으로 시작해서 지난해 422명까지 매년 신규 회원이 늘었지만 올해는 지금까지 258명으로 전년에 비해 처음으로 감소가 확실시된다.

고통과 어려움은 여러 사람이 나눌수록 가벼워진다. 작은 정성이 모여야 사회가 더욱 밝아진다. 넉넉하지 않더라도 조금 형편이 나은 이들이 어려운 이웃에게 손을 내밀어야 할 때다. 정부와 모금단체도 기부금이 허투루 쓰이지 않도록 투명성을 더욱 높여 기부자들의 신뢰를 쌓아야 한다. 몇년전 제주에서는 모금액 가운데 일부가 시민단체와 노동단체의 비품구입비나 운영비 등으로 쓰여 이런 사실은 뒤늦게 안 기부자들의 입맛을 씁쓸하게도 했다.

무엇보다도 내가 낸 기부금이 제대로 쓰인다는 것을 보여줘야 기부 문화가 더 확산될 것이다. 정부도 기부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에 힘써야 한다. 기부와 후원, 수혜 과정을 기부자들이 언제든 들여다볼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기부금의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 기부를 쉽게 할 수 있도록 법적 제도나 행정체계를 개선하고 기부자에 대한 세제 혜택도 더 확대할 필요가 있다.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시작하는 연말연시, 움츠러든 사랑의 온도계 수은주가 쑥쑥 올라갈 수 있도록 기부 열기가 되살아나길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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