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서연

지난해 연말 빨간 구세군 냄비가 보이면 ‘나도 한 번쯤은 어려운 이웃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없을까?’라는 생각을 하곤 한다. 기부나 봉사활동에 관심을 가져 보지만 방법을 몰라 선뜻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고 결국 생각에서 끝나는 경우가 많았었다.

제주개발공사에서 내가 속한 우리 팀의 마스코트로 충진1팀과 가득차서 넘침의 의미가 함축된 ‘충일이’라는 이름을 가진 돼지저금통이 있다.

작년 연말 팀 송년회 이벤트로 2017년 새해 우리 팀원들이 복을 더 많이 받았으면 좋겠다는 팀장님의 소망을 담은 미니 돼지저금통이 10명의 직원들에게 주어졌다. 이 저금통 안에는 500원짜리 동전이 20개가 들어 있었다. 당시 당첨된 직원들은 이 자그마한 돼지저금통을 가득 채워 ‘회사에서 받은 사랑만큼, 감사의 마음을 어려운 이웃에게 돌려주고 싶다’라는 하나의 꿈을 가지게 됐다.

이러한 좋은 마음들이 한데 모여 탄생하게 된 것이 빅 사이즈의 돼지저금통, 바로 ‘충일이’다.

어떤 날은 기분이 좋아서, 또 어떤 날에는 좋은 일이 있어서, 커피 뽑고 남은 동전, 시장보고 남은 동전 등등.

자발적으로 우리 팀원들의 다양한 사연들이 모여 ‘충일이’는 날이 갈수록 몸무게는 늘어났다.

정해진 금액도 없었고 정해진 목표도 없었지만 연말에는 누군가에게 보탬이 되겠지 라는 마음들이 한데 모여, 작은 정성과 실천하는 용기와 더불어 이뤄낸 성과였다.

이러한 직원들의 마음 씀씀이를 보며 기부나 봉사가 거창할 필요가 없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 됐다. 따뜻한 마음과 실천하는 용기만 있다면 나눔은 우리 가까운 곳에 어떠한 형태로든 존재한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지난 1년 동안 나누려는 마음을 갖고 조금씩 무거워져가는 ‘충일이’를 보며 우리 팀원들도 행복이 쌓였고, 그럴수록 서로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게 됐다.

올해에는 지난해 충일이보다 더 크고 빛나는 충일이가 탄생될 것을 기대해보며, 이런 십시일반(十匙一飯)의 마음이 점점 커져 전 공사 식구들, 더 나가서는 전 제주 도민에게 옮겨져 갔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