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제주 지역에 대설 및 강풍특보가 내려지면서 출근길에 나선 시민들의 불편은 물론 항공기 운항이 중단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이틀째 내린 폭설로 승객 수천명이 공항에서 밤을 새우는 등 큰 불편을 겪었고 교통사고와 함께 화재도 잇따랐다.

눈길 사고로 75명이 다치는 것을 비롯 20건의 화재가 나고 교통사고도 18건이나 발생해 제주 지역에는 크고 작은 생채기를 남겼다.

다행히 12일 오전부터 항공기 운항을 재개해 폭설로 갇힌 7000여 명의 체류객을 모두 수송했지만 공항노숙 등이 이제는 낯선 풍경이 아님을 세삼 일깨워 줬다.

지난 2016년 1월 유례없는 한파와 폭설로 제주도가 멈춰섰던 기억 때문이다.

32년 만의 폭설과 한파가 몰아 치면서 섬 전체가 고립됐고, 항공기 운항 중단으로 수만 명의 체류객이 발생하는 대란을 겪었다.

당시 한파와 폭설이 흔치 않은 제주로선 매뉴얼 등 미흡한 대응으로 피해를 입을 수 밖에 없었다.

이번 폭설의 여파는 2년 여만에 도민들의 가슴을 쓸어내리며 자연재해로 인한 안전지대는 더 이상 없다는 것을 우리에게 다시한번 각인시켜 줬다.

이번 폭설이 주는 또 하나의 교훈은 동절기 제설대책을 세웠지만 한정된 제설업무 인력과 장비로 인해 작업이 더딜 수 밖에 없다는 점이다. 주민 불편을 최소화 하려면 민간이나 단체에서의 제설작업 투입 등도 고려해 볼 사항이다.

거듭 강조하지만 당국은 폭설·한파 등 재난에 상시 대비해 신속한 제설작업은 물론 교통취약구간에 대한 관리, 재난취약시설물의 예찰활동을 강화해야 한다.

무엇보다 올해 초 폭설과 강풍에서 나타난 문제점을 찾아 보완해 재난 총력 체제를 구축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