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주민자치연대가 올해 제주특별법 제8조 개정운동을 중점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지방의회 및 집행기관 구성의 특례는 제주도지사가 제주도의회의 동의를 받아 행정안전부장관에게 주민투표의 실시를 요청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정부가 가진 주민투표 권한을 이양받아 행정체제 개편 문제를 도민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주민자치연대의 주장은 설득력이 있다. 제주특별법은 주민자치를 강조하고 있지만 중요한 권한은 여전히 중앙정부가 장악하고 있다. 헌법적 지위에 준하는 제주특별자치도가 되려면 행정체제 개편 등의 주민투표권이 도민에게 이양돼야 한다.

제주도는 2006년 7월1일 특별자치도가 되면서 자치역량이 전국에서 가장 뒤진 지역이 됐다. 이런저런 중앙권한의 이양으로 도지사의 권한만 비대해졌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기초단체와 기초의회가 폐지돼 오히려 풀뿌리민주주의가 후퇴했다.

행정체제 개편 주민투표권의 제주도 이양은 제대로 된 주민자치의 선택권을 도민들에게 되돌려준다는 의미에서도 매우 바람직하다. 다른 지방은 인구가 겨우 2만~3만명 지역에도 기초자치단체와 기초의회가 운영되고 있다. 인구 50만명을 눈앞에 둔 시지역이 도지사가 임명하는 행정시 체제로 운영되는 곳은 세계적으로도 제주시 하나밖에 없을 것이다.

제주도지시와 행정시장, 제주도의회 의원 등 위정자와 지방정치인들은 권한이 자신들에게 집중돼 나쁠 게 없지만 주민들은 기초단체가 있을 때에 비해 지자체의 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하면서 소외감만 커지고 있다. 제주도와 제주도의회는 순수 지방자치를 위한 행정체제 개편 주민투표 결정권이 제주도에 이양되도록 제주특별법 제8조 개정에 적극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