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래휴양형주거단지 개발사업이 제동이 걸린 것은 2015년 3월 유원지 목적의 토지 강제수용은 위법이어서 무효라는 대법원의 토지수용 재결처분 취소 확정 판결이 내려지면서다. 국토계획법상 유원지 안에서는 수익용 투숙객 시설을 할 수 없다. 영리목적의 분양형 주거시설과 관광호텔 등은 들어설 수 없고, 이를 위한 사유지 강제수용도 할 수 없다.

국토계획법을 위반한 제주도와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의 무지는 하늘을 찌른다. 설사 관련법을 제대로 검토하지 못한 실수라 하더라도 결과적으로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함은 물론 잘못 꿴 첫 단추를 바로 꿰야 함은 너무나 당연하다.

더구나 제주도와 JDC가 유원지 목적의 토지 강제수용과 각종 인허가를 위법인 줄 알면서 허가했다면 직권남용죄에 해당하므로 당시 제주도지사 등 관계자들이 처벌 대상이 될 수도 있다. 특히 이 사건 대법원 판결 당시 도지사인 원희룡 지사는 위법을 인정하고 판결의 취지대로 토지 수용을 철회하고 인허가 취소 절차에 들어갔어야 했다.

원 도정과 JDC가 무소신과 무책임으로 일관하는 사이에 토지주들의 토지 반환 소송이 이어졌고, 최근 제주지법이 진 모씨가 JDC를 상대로 제기한 강제수용 토지(1300㎡)를 매입가인 1억576만원을 받고 돌려주라고 판결했다. 이 판결은 시작에 불과하다. JDC가 불복해 항소한다 하더라도 대법원 확정 판결을 토대로 한 판단이어서 1심 판결이 뒤집힐 가능성은 거의 없다. 원 지사와 JDC는 이쯤에서 전향적인 입장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 강제수용한 토지를 돌려달라는 토주들의 요구를 적극 수용하고, 개발사업 인허가 처분은 무효라는 작년 9월 제주지법의 원고(토지주 8명) 승소 판결을 수용(항소 중) 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선거전략상 결단이 어려운 면이 있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 결정이 늦어질 수록 위법행정 행위로 인한 피해는 당사자들과 눈덩이처럼 불어날 비용을 혈세로 부담할 도민들에게 돌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