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신문=김지우 기자] 지표수가 지하로 흘러 지하수를 만드는 통로인 ‘숨골’에 3000톤이 넘는 돼지분뇨를 무단 배출한 양돈업자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제주지방법원 형사3단독(신재환 부장판사)은 가축 분뇨의 관리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양돈업자 고모(43)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고 18일 밝혔다. 

 

고씨는 지난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제주시 한림읍에서 가축분뇨를 인근 과수원이나 농지에 무단 배출한 혐의다. 고씨가 배출한 가축분뇨는 3697톤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고씨는 저장조 내 가축분뇨를 제때 처리하지 않아 흘러넘치도록 하는 등의 수법을 써 분뇨를 숨골을 통해 배출했다.

 

재판과정에서 고씨 측은 “무단배출 가축분뇨의 양이 3697톤보다 훨씬 적은 데다 숨골의 존재를 알지 못했고 공공수역에 가축분뇨를 유입시키기 위한 의도로 배출한 것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신 판사는 “10년 이상 농장을 운영한 피고인이 숨골의 존재를 알지 못했다는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고씨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면서 “가축분뇨 무단배출로 인근 지역 식수원에 악영향을 끼쳤을 가능성이 크다”며 “한번 오염된 지하수는 그 회복에도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여 이에 상응하는 실형의 선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