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원의 겨울은 차분한 느낌이다. 교목과 관목이 어우러지고 곳곳에는 꽃대를 밀어 올리고 있는 수선화가 꽃 피울 채비를 하고 있다. 사철푸르른 눈향나무는 해가 갈수록 면적을 늘리고 있고 노랗게 꽃을 피웠던 털머위는 씨가 맺혀 있다. 키가 작으면 작은 데로 크면 큰 데로 어울려 사는 우리네 모습과 비슷하다. 막 붉은 꽃망울을 터트리고 있는 동백나무가 겨울을 대변하는 듯 하다. 벌써 목련나무 가지에 솜털이 보송보송하다. 꽃망울이 맺히기 시작하는 것을 보면 겨울 속에는 이미 봄을 준비하는 손길이 있음을 알 수 있다.
봄에는 여름을 준비하고 여름에는 가을을 준비하고 가을에는 겨울을 준비하는 교차점이 어디엔가 있다. 자연이 그러할 진데 우리네 살림은 또 어떤가. 겨울이면 김장을 준비하고 봄이면 한 해의 농사를 준비하고 여름 동안 잘 키워 가을에 결실을 준비하고 그 결실은 따뜻한 겨울을 나게 한다. 자연의 섭리에 맞추어 우리 삶도 자연스럽게 준비하고 있는 것들이 있다.
그러다 여유를 즐기고 삶에 활력과 건강을 관리할 목적으로 가까운 곳에 있는 공원이나 수목원을 찾게 된다. 자연은 심신을 안정시키고 정화시키고 치유하는 능력을 가졌기에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 혹은 치유에의 목적으로 자연 속에서 휴식을 취하며 자연이 가진 치유 에너지를 우리 몸 속으로 불러들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