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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날씨와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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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2.13  13:3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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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대수 박사
입춘도 약 1주일 정도 지나고 있지만 유례없는 폭설로 제주도는 꽁꽁 얼어 붙었다. 모든 일들이 지연되고 사회적 일부 기능들까지도 작동되지 않았던 2월 상순의 짖궂은 날씨가 지속되고 있다. 공항 역시 눈 때문에 부분적으로 폐쇄되기까지 했으니 올해의 눈은 와도 정말 너무 많이 왔다. 나의 경우에도 10살 전후의 어린 시절을 제외하고 약 50년 만에 이런 눈은 처음 보는 듯하다. 내가 아는 지인은 부산 쪽이 고향인데 제주도에 정착하면서 처음에 하루 이틀 눈이 오니깐 신이 났었는데 이제는 지긋지긋하다고 하니 2월의 하얀 눈 치고는 너무 오랫동안 내리는 것같다.

옛날 사람들은 눈이 많이 내린 해에는 풍년이 든다고 했다. 추워지면 병충해가 크게 줄어들고 토지에 충분한 수분이 공급돼 보리 등 곡물의 성장이 좋아지지만 양파 등 아직 성장이 잘 안된 것들과 생육상 돌출해 있는 무 같은 농작물은 눈에 덮혀 동사하거나 상품성이 저하되는 문제가 나타나 걱정스럽다. 그러나 눈이 많으면 가을이 풍성해진다고 하는 말에 위안을 삼을 뿐이다.

농사가 잘되는 해는 바다도 비교적 풍요로워진다. 눈이 녹아내려 바다에 많은 영양염이 공급되고 미생물이 왕성하게 번성하고 이를 바탕으로 해 모든 수산생물의 어린 생명체들의 성장을 도와 생존율을 증가시킨다. 추운 해에는 해삼과 같은 생물은 확실히 많은 양이 생산된다. 해삼은 저수온 시기에 왕성하게 활동하기 때문에 더 많이 잡히는 것이다. 해삼은 수온 18℃ 이상되면 하면(夏眠:여름 잠)에 들어가게 되는데 암반이나 자갈 등 저질 속으로 깊이 들어가는 습성으로 그만큼 노출되는 시간도 줄어들어 생산량도 감소하게 되는 것이다. 쏨뱅이(우럭)와 같은 난태생 어류(새끼로 번식) 등은 수온이 가장 낮은 시기에 자어를 산란(방출)하지만 대부분의 수산생물은 수온이 올라가는 4∼5월에 산란한다. 새끼들의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서다.

올해의 한파가 어떤 생물에는 번영을 또 어떤 생물에는 쇠퇴를 가져오게 된다. 올해 난류성 어종들의 생산량은 다소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지만 3월 이후 우리나라로 올라오는 대마난류의 세기에 난류성 어족자원의 풍흉이 좌우될 수 있기 때문에 속단하기는 어렵다. 그 만큼 바다는 심오하고 그 변화의 폭을 예측하기가 무척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추운 날씨에도 수심 500m 이상에서는 강한 눈보라라가 몰아치는 겨울에도 항상 연중 0∼1℃ 정도를 유지한다. 변화가 없다는 얘기다. 제주도 주변에서 가장 수심이 깊은 곳은 제주시와 추자도 사이의 제주해협이 약 125m 정도고 그 곳 깊은 수층의 수온도 약 13℃전후로 겨울철에는 표층과 저층의 수온이 비슷한데 이는 강한 바람으로 표저층의 교란되기 때문이다.       

제주도의 연안 수온은 아무리 추워도 약 12∼13℃이하로는 내려가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겨울철 육상의 온도에 비교해 정말 따뜻한 편이다. 2월 상순 현재 제주 서부연안의 수온은 약 13.8℃이고 제주도와 가까운 목포의 수온이 약 3.4℃ 정도다. 제주도가 10℃ 이상 높긴 하지만 3월 초순의 연중 최저의 수온을 보이는 시기인 만큼 올해는 전반적으로 예년에 비해 동계 수온이 낮을 것으로 예상해 본다.

바다는 육지와 대기권과 서로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서로 교류하며 변동한다. 농사가 잘되는 해에는 바다도 풍성해지는 것이 우리의 조상들의 믿음이었건만 요즘의 날씨는 온난화의 영향으로 북극 진동의 한파가 제주도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바다의 수산생물에게도 겨울은 거칠고 힘든 시기다. 이 겨울 슬기롭게 넘기는 지혜가 필요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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