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영주 박사

심술을 좋아하는 여우가 “우리 집에 와. 한 턱 낼 테니까”라 말하면서 두루미를 자신의 집으로 초대했다. 여우는 두루미에게 일부러 납작한 접시에 담긴 수프를 대접했다. 두루미는 부리가 길기 때문에 수프를 먹을 수 없었다. 이 모습을 보며 여우는 짐짓 맛있게 수프를 먹었다. 며칠 후 두루미는 “예전에 음식 대접을 잘 해 주어 고맙다. 이번에는 내가 한 턱 낼 테니까 우리 집에 와”라고 말하면서 여우를 자신의 집으로 초대했다. 두루미는 여우에게 일부러 주둥이가 긴 병에 담긴 고기를 내밀었다. 여우는 부리가 없기 때문에 고기를 먹을 수 없었다. 이 모습을 본 두루미는 지난 일을 복수 하듯 맛있게 고기를 꺼내 먹었다. ‘여우와 두루미’ 우화다. 여기서 뭘 알 수 있나? 남에게 상처를 준 자는 언젠가 자신도 똑같이 상처를 입는다는 이치, 이를 부메랑 돼 돌아온다는 말로 희자 되는데…. 그들은 남남이 돼 모두가 패자가 됐다.

올림픽 헌장은 올림픽 경기에 대한 기본적인 원칙을 법전화한 것으로 1921년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국제 올림픽 위원회에서 제정·공포됐다. 올림픽의 목적이 육체적 노력과 도덕적 자질을 일깨우고, 4년에 한 번씩 이해관계를 떠난 우호적인 대회에 선수들을 모이게 함으로써 인류 평화를 유지하고 인류애를 진작시키는 데 있다고 밝히고 있다. 또한 올림픽 대회는 어느 국가나 개인에 대해서도 인종이나 종교, 또는 정치적인 이유로 차별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아울러 올림픽 경기는 개인 간의 경기이지 국가 간의 경기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뿐만 아니라 스포츠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을 금지하며, 올림픽 대회의 영리성을 배제하고 있다는 의미를 구현한 2018 평창동계올림픽은 언론에 의하면 아쉬운 대로 성공적으로 나타났다. ‘노메달’일지라도 멋진 스포츠 정신으로 최고의 경기를 펼친 선수들에게 전 세계인들의 찬사와 격려가 쏟아지고 있다. 은메달을 획득한 선수와 금메달을 획득한 선수가 어깨동무하며 밝게 웃으며 이야기하는 우정, 돌발 상황을 맞았는데도 “괜찮아”라는 말로 안심시키는 관객의 힘찬 응원소리 등 최선을 다한 선수들은 올림픽의 영웅들이라는데…. 그들은 하나가 돼 모두가 승자가 됐다.

88올림픽이 끝나 일본에 갔을 때의 일을 되새겨 본다. 아니, 다른 어느 나라든 나가본 사람이면 느끼는 감정, 대한민국은 내 조국 내 사랑이었다. 왜?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렀기에…. 성심껏 준비해 손님을 반갑게 맞이했기에…. 침 튀기며 얼굴 붉히며 제발 망해 버려라라는 감정을 폭발하는 어리석은 백성이 없었기에…. 조금은 잘못됐지만 조금은 맘에 안 들지만 조금은 불안한 일인 것 같지만 조금은 불만이 있었지만 대(大)를 추구하는 넓은 아량이란 걸 조금은 가졌기에….

사람이 사는 곳에는 의견이 나뉠 수 있다. 당연한 이치다. 다른 의견을 슬기롭게 조화해 나가는 길, 이건 그 사람이 인격을 가늠하는 측정치가 되지 않을까? 백두산에는 관일폭포가 있다. 절벽에 닿은 물은 두 줄기로 갈라져 폭포를 이룬다. 발통이 작은 노루가 다니던 벼랑길에는 작은 폭포가 생겼고 발통이 큰 사슴이 다니던 벼랑길에는 큰 폭포가 생겼다한다. 크면 큰대로 작으면 작은 대로 이를 합하니 쌍폭포를 이뤘다. 어떤가? 자연의 이치가 이러할 진데 뭇 인간들의 싸움질은 쌍폭포 설화의 한 도막에 숙연해지지 않는가? 이제 볼썽사나운 막말은 자제하고 선플을 다는 아름답고 행복한 날을 그려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