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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형감 있게 살아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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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3.08  14:5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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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갈윤석 교수
2017년부터 시작된 ‘미투(MeToo)’ 운동.

힘 있는 사람들이 자신의 위치를 이용해 성추행·성폭력이라는 범죄를 아무런 죄책감 없이 일삼았고, 피해를 당했던 많은 피해자들이, 미국 할리우드 영화계의 거물의 성추행 사건을 폭로한 계기로, 자신들의 피해사실을 알리게 된 사건이다.

요즘 매일아침 뉴스나 신문 등 미디어를 통해 또 다른 피해자들이 과거의 피해사실을 폭로하고 폭로된 가해자들이 연예인·종교인·교육자·정치인 등 사회적으로 저명한 유명인임에 우리는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특히 몇몇 가해자들은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리더이기에 충격이 더욱 컸다.

지난 세월 여성의 인권이 급성장 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남성들은, 특히 세상을 이끌어가고 모범이 돼야 하는 사람들의 이면이 이렇게 추악하고 이중적이었다는 것에 국민 대부분은 경악하고 있다.

어린 아이들도 이해하고 있는 기본적인 윤리와 상식을 저버린 사회 저명인사들의 행동, 도덕적 해이와 본인에게 관대하고 다른 사람에게 엄격한 이중 잣대가 이러한 사태의 주요 원인이라 사료된다.

필자는 이와 더불어 균형적이지 못한 생활습관이 원인임을 지적하고 싶다. 과거 1970∼1980년대, 우리나라 40∼50대 가장의 이미지는 열심히 일하는 일꾼,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과도한 업무, 야근으로 인해 자녀나 가정을 돌 볼 수 있는 여력이 없었다. 필자의 기억으로도 지나친 업무로 항상 피곤했었던 우리들의 아버지는 술, 담배가 유일한 여가였고 친구였다. 일요일 한 주간의 피곤을 풀고 부족한 잠을 채우던 모습은 자녀들에게 늘 아쉬움과 부족함을 주었다. 엄마, 자녀들은 이러한 아버지를 깨워서 함께 놀아달라고 조르거나, 공원, 산에 가자고 얘기하지 못했다.

1980∼1990년대 전 세계 40∼50대 남성 사망률 1위라는 상황까지 만들어진 우리들의 가장, 아버지의 모습은 참으로 애처로웠다.

우리들의 아버지는 직장에서는 직장인이었지만 한 가정의 남편, 아빠, 누군가의 친구였다. 그러나 그가 살아가는 이유는 직장에서 열심히 일해서 인정받고, 승진하고, 월급을 많이 받기 위한 노력이 전부인 것처럼 느껴졌고 최선의 노력이라고 잘못 이해하고 있었다.

몇 해 전, 전 세계 최고의 골프선수가 희대의 스캔들로 나락으로 떨어지고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됐던 것을 기억할 것이다. 우리는 각자에게 주어진 역할을 균형감 있게 조절할 필요가 있다. 돈을 많이 벌고, 이름을 날리고,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것도 중요한 일이지만, 신체, 정신, 사회적 건강을 잘 유지하는 것도 동등하게 중요하다.

과도한 업무에 시달리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 대인관계를 하다보면 육체적·정신적으로 지치고 힘이 들 수는 있다. 그렇지만 몸과 마음이 힘들고 고갈됐다고 해서 보편적인 윤리와 상식적 기준에서 벗어나는 행동이 정당화 될 수는 없다.

만약 지나친 업무와 대인관계로 받은 극도의 스트레스를 비상식적이고 비윤리적 행동으로 극복해야 한다면 현재 자신에게 주어진 업무환경은 자신의 역량보다 훨씬 과한 것이다. 그렇다면 과감하게 업무를 줄이고 자신의 역량에 맞게 업무환경을 변화시켜야 한다. 본인의 업무를 약간 힘들지만 원활하게 수행하고, 가족구성원으로써 사회구성원으로써 역할을 충실하게 할 수 있고, 일반적 상식·윤리 수준에서 판단하고 살아갈 수 있는 정도가 적당하다.

지금까지 성공지상주의로 달려온 우리 대한민국이 ‘미투’를 계기로 균형감 있게 성숙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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