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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도 공짜, 저기도 공짜, 공짜에 빠져드는 대한민국
임창준  |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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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3.11  14: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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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창준 객원논설위원
서울특별시가 애당초 실효성 없는 ‘포퓰리즘’(인기영합주의)이라는 비판 여론을 외면한 채 올해들어 시행했던 ‘미세먼지 악화때 대중교통 공짜’ 정책을 뒤늦게 접었다. 서울시는 최근 “미세먼지 저감(低減)을 위한 대중교통 무료 정책은 정부의 더 강력한 조치를 끌어내기 위한 마중물로 목적을 이뤄 더 시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대중교통 공짜’ 정책을 포기하고 슬그머니 꼬리를 내린 것이다. 서울시는 미세먼지가 극성을 부렸던 지난 1월 15·17·18일 출퇴근 시간대에 지하철과 시내버스를 무료 운행하게 했다. 직장인들에게 차량운행을 자제하고 대중교통 이용을 유도함으로서 차량운행에 따른 미세먼지 발생을 줄일 수 있을 것이란 섣부른 판단에서다. 서울시는 당초 연간 10일 정도를 ‘미세 먼지 악화 때 대중교통 무료 기간’으로 예상하고 이에 따른 예산 250억원을 책정했다. 하지만 1월에만 단 3일 간의 무료운행으로 전체 승객 요금 150억의 예산이 투입됐다. 이 모든 경비가 시민 세금으로 대납한 것으로, 서울시는 실정(失政)임을 자인한 것이다. 영락없이 미세먼지는 못 줄이고 예산만 날린 꼴이다.

이 대중교통 무료 정책으로 교통량이 크게 감소할 것이라던 예측부터 엉터리라는 사실이 시행일마다 확인됐었다. 개인 차량 운행감소율이 첫날 0.3%, 둘째 날 1.73%, 셋째 날 1.7% 등으로, 막대한 세금을 퍼부어 거둔 효과라고는 언급하기조차 민망한 수준이었다. 3월부터 봄철로 접어들면 미세먼지가 더 나빠질 것이 뻔하다. 애당초 처음부터 지속 가능하지 않은 정책이었다.

이와 비슷한 교통정책이 제주도에서도 무리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른 바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공짜 택시’제도이다. 제주도는 읍·면 거주 노인들을 대상으로 ‘어르신 행복택시’ 제도를 3월 9일부터 시행하고 있다. 대상지역은 동(洞)을 제외한 도내 모든 12곳 읍·면으로 3000여명이 이 혜택을 받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용요금은 1회당 7000원으로 이 경비는 제주도가 대준다. 이 금액을 초과할 경우 나머지 비용은 자부담 한다. 여기에는 수십억원의 지방예산이 소요된다. ‘행복택시’제도 예산은 국비에서 한푼도 지원되지 않는다. 순수한 제주도민의 혈세에서 염출해야 하는 것이다.

여기에다 지역 차별의 문제도 나온다. 제주시내. 서귀포시내 동(洞) 지역에선 행복택시 대상에서 배제되기 때문에 자연스레 형평성 문제가 거론된다.

정부는 3월부터 ‘다자녀 대학 등록금 공짜’ 정책도 편다. 1가구에 3명의 자녀 등록금을 대신 물어주는 제도다. 공짜급식, 공짜수업료, 공짜육아, 공짜교통 등 요즘 우리가 사는 세상은 온통 공짜에 취해가고 있다. 이런 공짜 예산은 특성상 일단 한번 책정하면 반영구적으로 이뤄진다. 한번 달콤한 공짜 맛에 길들여지면 더 많은 공짜를 바라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정부나 지자체는 늘어나는 시민들의 공짜 욕구 입맛에 맞춰 더 많은 공짜예산정책을 펴도록 돼있다.

올들어 처음 실시되는 공짜정책들은 오는 6월 실시될 지방선거를 앞둔 ‘포퓰리즘’적 예산퍼주기란 지적도 많다.

국가나 지방예산을 국회의원이나 도의원들이 예산심의 때 낭비성·선심성 예산이 반영됐는지를 잘 가려내 이를 삭감해야 하는데도 능력부족 때문인지, 아니면 예산집행기관의 로비 때문인지 제대로 걸러지지 않고 있다. 이는 곧 시민이 낸 혈세가 허투루 사용되도록 조장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이에 납세자들은 각종 예산이 제대로 편성되고 집행되는지를 눈 부릅뜨고 쳐다봐야 한다. 독일 바이에른 시민들은 납세자 연맹을 구성, 세금 횡령자들 뿐 아니라 세금낭비자들까지 처벌해야 한다며 가칭 ‘예산낭비죄’를 제도화해 이를 형법에 반영시키자는 운동을 벌이고 있다. 우리 사회도 여기에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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