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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공동체의 자기 성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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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3.13  11: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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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준표 박사
선거는 공동체가 과거를 성찰하고 미래를 계획하는 시간이다. 선거를 통해 사회는 현재의 시스템을 진단하고 평가하며 개조한다. 그러므로 검증과 비판은 필요불가결한 선거의 조건이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제주사회의 선거일정에서 검증과 비판은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나타난다. 문대림 예비후보에 대한 유리의 성 검증요구로 대표되는 후보자 개인에 대한 검증과, 원희룡 도지사에 대한 정책 비판이 그것이다.

후보자 개인 검증은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에 의해 전략적으로 이뤄진다. 후보들이 스스로 자신을 검증함으로써 유권자의 지지를 확보하는 일은 당연히 그러해야 하는 것임에도 쉽지 않은 일이다. 반대로 다른 후보의 신상을 공격해 해당 후보에 대한 유권자의 지지를 철회하도록 시도하는 일은 어렵지 않다. 선거일에 가까워질수록 개인 검증은 상호비방의 형국으로까지 발전하게 된다. 선거의 이러한 양상을 두고 유권자들은 진흙탕 싸움이라는 말로 비아냥거리기도 한다. 하지만 개인에 대한 검증요구는 설사 비방의 수준에 이른다고 해도 선거에 임하는 공동체의 철저한 자기 성찰이라는 점에서 필요한 과정이다. 후보자는 자신에게 제기되는 어떠한 의혹에도 진지하게 응답해야 할 의무가 있다. 응답할 가치가 없는 비방일 뿐이라는 말로 슬쩍 넘어가려는 것은 무책임한 대응이고, 무책임한 대응은 당선 이후 무책임한 정책수행자를 낳게 된다. MB의 전철을 밟게 되는 것이다.

지난 정책에 대한 비판과 미래 정책을 위한 대안 제시는 선거의 과정에서 가장 필요한 부분이다. 정책비판의 경우 주로 유권자들이 불편해할만한 정책들의 불필요성을 제기하는 것으로 나타나는데, 더불어민주당 오영훈 의원의 대중교통우선차로 단속문제와 더불어민주당 김우남 예비후보의 쓰레기 요일별 배출제 철회 공약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불편한 정책이 항상 나쁜 정책인 것은 아니며 편리한 정책이 항상 좋은 정책이 아니라는 점을 생각한다면, 후보자가 공동체와 공동체의 사회적 약자를 위한 정책들이 개인의 불편을 초래할 수 있음을 인정하지 않을 경우 당선 후에 추진할 수 있는 정책은 전무한 상태가 될 수 있다. 공공의 이익을 담보할 수 있는 정책은 개인의 이익을 침해할 수 있음이 인정돼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제주녹색당 고은영 후보의 버스준공영제 비판이 의미있게 다가온다. 버스회사의 사익을 침해하지 않기 위해 공영제가 아닌 준공영제를 유지했다고 판단하고 준공영제 추진과정을 문제삼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800억이라는 예산 자체에 대한 비판은 다소 과하게 느껴진다. 세대별 계층별 지역별 소외가 발생하지 않도록 한다는 대중교통체계 개편은 경제적 손해가 발생하더라도 필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예산이 더 들더라도 공영제로 가야한다고 주장한다면 이해가 가겠는데 예산과 준공영제 모두를 비판하는 것은 교통약자에 대한 몰인정이 될 수 있다.

6·13 제주선거에서 후보자 개인에 대한 강도 높은 검증과 과거정책 및 미래정책에 대한 철저한 비판과 토론이 이뤄지기를 바란다. 개인 신상 검증에 대한 적극적인 응답과 미래정책에 대한 진지한 대안제시는 후보자의 의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비방 수준이라고 하더라도 공동체의 자기성찰을 위해서 거쳐야하는 과정이다. 다만 한 가지 당부하고 싶은 것은 인정이다. 상대를 비판하기 전에 상대의 장점을 먼저 인정해보자. 상대의 정책을 비판하기 전에 그 정책의 필요성과 배경을 먼저 인정해보자. 예컨대 이런 방식의 비판이 어떨까 싶다. 대중교통우선차로제의 필요성은 인정한다. 어렵지만 잘 수행한 정책이다. 성공을 위해서 미비되어 있는 단속의 법적 장치를 우리는 마련하겠다. 쓰레기 요일별 배출제는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현 상황에서 필요했던 정책이다. 불편의 최소를 위해서 이런 부분을 개선하겠다. 쓰레기 시스템 자체를 혁신하기 위해 이런 정책을 펼치겠다. 대중교통체계에 많은 예산이 들어가지만 교통약자를 위해 꼭 필요한 정책이다. 하지만 준공영제는 버스회사의 이익에 편중되는 문제가 발생된다. 공영제를 정책으로 관철하겠다.

선거는 후보자들 상호간 승패를 가르는 전쟁이 아니다. 우리 사회가 공동체의 자기성찰을 갖는 시간이다. 후보자들 서로가 서로를 칭찬하고 또한 비판하자. 신랄한 비판과 혹독한 검증을 주고받으며 우리 사회는 성숙하게 될 것이고, 아낌없는 칭찬을 주고받으며 희망찬 미래로 나아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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