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성폭력 사건 발생 추세가 걱정스럽다. 지난해 제주도내 초·중·고교 교육현장에서 모두 19건의 학생 간 성폭력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우려스러운 것은 발생건수가 2015년 10건에서 2년 새 갑절로 늘었다는 점이다. 더구나 2016년에는 훨씬 더 많은 23건이나 발생했다. 학교폭력 때문에 불안감을 떨쳐버리지 못하는 학부모들은 성폭력까지 걱정해야 하는 지경이 됐다.

최근 ‘미투(#Me Too)운동’이 확산되면서 교육부는 전국 교육청에 교육현장 성폭력 근절대책을 강력히 추진토록 했다. 제주도교육청도 이계영 부교육감을 단장으로 하는 ‘성희롱·성폭력 근절 추진단’을 구성해 성폭력 예방 활동에 들어갔다.

엄밀히 말하면 학교에서의 학생 간 성폭력 문제는 미투운동과는 성격이 다르다, 해마다 학생 성폭력이 갑절 또는 그 이상 늘어나고 있는 데도 별다른 대책없이 방임하듯 하다가 미투운동이 일어나자 이에 편승한다는 지적을 면하기 어렵다.

친구끼리의 사소한 장난도 성폭력이 될 수 있다. 상대방이 원하지 않는 행위를 계속 하거나 강요하는 성적인 행위라면 성폭력에 해당한다. 강간 외에도 육체적·정신적 손상을 주는 추행·희롱도 성폭력이다. 교육당국이 학생 성폭력 문제의 심각성을 간파하고 철저히 대비하지 않은 책임이 크다. 더욱이 2015년 1건 뿐이던 초등학생 간 성폭력이 2016년 7건, 지난해 6건으로 늘어난 것은 학교의 성폭력 예방교육이 소홀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초등학교 6년 교육과정에 성교육은 10시간도 안 될 정도로 아주 미흡하다. 무엇보다 교과과정에 성교육과 양성평등 교육시간을 대폭 늘려야 한다. 성적 호기심이 많은 학생들에게 조기 성교육은 학생시절은 물론 성년이 된 후에도 성희롱과 성폭력이 범죄라는 인식을 심어줘 성범죄 근절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