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건태

화재 발생 벨소리가 울렸다. 행인이 멀리 연기가 다량으로 보여 신고한 건이다. 신속하게 방화복도 입고, 개인안전장비도 착용해 현장으로 달려간다. 하지만, 화재 현장은 농산부산물 소각에 따른 연기 발생이었다. 맥이 풀렸다.
 
요즘 같은 봄철, 겨우내 묵었던 농경지 주변 잡풀이나 농산부산물을 소각하는 행위가 늘고 있다. 더욱이, 날씨가 건조하고, 바람이 강하게 부는 날 야외 소각 행위는 위험하다. 소각하는 행위자가 농촌 노년층이 대다수라 화재 발생 시 빠른 대응이 어렵고, 임야화재는 급속한 속도로 불이 번지기 때문에 소수인원으로 대처도 어렵다. 대규모 화재로 확산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그래서 소방관서에서는 미신고 소각행위를 단속하고 사전 신고 홍보를 강화하고 있지만 소각부주의 화재 건수는 늘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다면 소각행위 하는 것은 무조건 안되는 것인가. 그렇지 않다. 각종 쓰레기(비닐, 종이 등) 소각은 불법행위지만, 농산부산물 소각(병해충 방지 등)은 관할 읍·면·동사무소에 1차 사전 신고하고, 소방관서에 2차 신고 ‘소방기본법 제19조 의거 오인출동에 따른 신고사항 접수’를 하면 된다. 이는 소방대원들의 오인출동을 방지하기 위한 신고 절차다. 야외 소각 뿐 아니라 주택 등 연막소독 실시 전에도 신고해야 한다. 신고방법은 119종합상황실이나 관내119센터에 서면, 팩스, 구두(전화)로 전하면 된다.

만약 신고를 하지 않고, 소각행위 및 연막소독을 실시해 오인화재 출동 시 ‘제주특별자치도 화재예방에 관한 조례 제3조, 제4조’에 의거 20만원 이하 과태료가 부과되고, 폐기물 소각을 위반했을 시 ‘폐기물관리법 제8조 폐기물의 투기 금지 등’에 의거 100만원 이하 과태료가 부과된다. 그 밖에 영농쓰레기 및 생활쓰레기는 불법 소각을 금지하고 지정된 장소에 분리수거를 해야 하며, 과수원 폐원 및 간벌목 등은 소각하지 말고 파쇄기를 이용해 파쇄를 권장한다.

원칙을 지키지 않아 찰나의 편안함 때문에 아름다운 자연을 훼손하고 타인에 피해를 주는 일은 삼가야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