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가 ㈜부영주택이 제기한 중문관광단지 내 부영호텔 건축관련 행정심판 청구 및 행정소송에 대해 강경 대응 방침을 밝힌 것은 환경훼손을 전제로 하는 사안의 중대성에 비춰 온당하다. 제주의 미래 가치인 환경을 지키기 위해 환경보전 방안의 보완을 요구한 제주도의 행정행위는 지극히 타당하다.

제주도는 ‘호텔 9층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등의 환경영향평가심의위원회의 자문 결과를 한국관광공사를 통해 보완하도록 했으나 4개 호텔 부지 중 1곳만 8층으로 조정하고 나머지는 9층을 유지하겠다고 하자 재차 보완을 요구했다. 하지만 부영주택은 보완 요구가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한 처분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부영주택은 지난해 11월 호텔 건축허가 신청서가 반려된데 대해서도 위법하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사실 이 사건을 바라보는 현지 주민과 도민들은 단지 호텔 층수를 낮추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주상절리대를 훼손시킬 우려가 높다는 게 문제라고 말하고 있다. 부영주택의 보완 요구 불수용은 물론 제주도의 보완 요구 사항도 인근의 주상절리대의 훼손을 방지할 근본적인 방법이 될 수 없다.

이미 제주환경운동연합은 2016년 12월 부영호텔 부지를 제주도가 매입해 아름다운 경관자원을 도민에게 돌려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해 6월에는 현정화 도의원이 도정 질문에서 주상절리 인근 부지를 역시 제주도가 매입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모두 주상절리의 훼손과 경관사유화를 우려했기 때문이다.

이 사건의 본질은 호텔 층수를 낮추고 환경저감대책을 강화하는데 있는 게 아니라 이곳에 호텔이 들어서면 안 된다는 데 있다. 제주도는 부영호텔 부지를 매입해 일대 경관을 보전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