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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
장영주  |  교육학박사/한국해양아동문화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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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3.25  13:5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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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영주 교육학 박사
춘추오패(전국시대의 5인의 왕)에 들어가는 초나라의 장왕과 진나라의 문공은 옷차림이 군주의 예(禮)에서 벗어난 사람이었다. 장왕은 소매가 넓고 헐렁헐렁한 윗옷을 걸쳤고, 문공은 허름한 양가죽 옷을 입고 가죽 띠에 칼을 차고 다니며 천하를 다스렸기에 예만의 예는 지키지 못했지만 “그 나라에 들어가는 사람은 그 나라의 풍속을 따르고 남의 집에 들어가는 사람은 그 집에서 꺼리는 바를 피해야 한다”는 말과 일맥상통하는 말이다.

외국 여행을 다닐 때도 옳고 그름의 판단 기준이 나라마다 다를 수 있기에 예를 갖추고 좋은 의미의 행동을 했다 하더라도 좋지 않은 의미로 받아들여져 문제발생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는 것에 동의한다면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When in Rome, do as the Romans do)’란 서양 격언이 웅변하는 바가 예사롭지 않다.

필자는 요 며칠 전에 서유럽을 다녀왔다. 로마제국의 설화를 연구한다는 명목이었지만 실상은 교과서에서 보았던 실물을 눈으로 보는 걸 목표로 했음이다.

서유럽 6개국, 독일·오스트리아·이탈리아·로마·영국·프랑스를 한 바퀴 빙 돌며 나라마다 정해진 규칙이 달랐지만 분명한 건 돈은 번만큼, 권력이 큰 만큼 강자의 입장에서 약자를 배려하는 문화였다. 이 하나만 건져도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는 명제를 실감하게 되었으니 분명 행복한 일을 했음이다.

나폴레옹이 전투에서 패(敗)해 돌아오는 길에 발견한 네잎클로버 때문에 생명을 구했다는 전설을 따라 가 봤고 딸이 병든 아버지를 구하기 위해 자신의 젖을 물린 설화도 찾았고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는 길도 먼발치서 바라보기도 했다. 구두 신고 유적지 관람을 금지하는 나라도 있고 바다에 들어가기 전에 반드시 화장실을 다녀와야 하는 나라도 있었다. 화장실? 우리나라 화장실을 향내 나는 아름다운 꽃식물이 자라고 은은히 퍼져가는 음악소리에 남녀를 구분해 아늑한 공간으로 무료 화장실이란 명제로 자리잡고 있지만 어느 나라에는 돈을 내고 들어갔다. 맥도날드 매장 화장실은 500원, 주유소 화장실엔 700원(그 중 500원은 물건 살 때 보태 쓰라고 환급해 준다), 1000원 짜리 화장실도 있다. 1500원 짜리 화장실도 있고….(대략 우리나라 돈으로 환산한 것이기에 실은 이보다 1.3 정도 곱해야 한다) 어느 나라엔 신호등은 있지만 보행자 우선이었다.
인도(사람이 다니는 길)와 차도(차가 다니는 길) 구분은 돼 있으나 차도란 개념이 다르다. 차도는 차가 다니는 길이 아니라 사람을 위한 길이란 것이다. 왜? 차는 사람이 목적지를 가기 위한 하나의 도구이므로 인도로 걸어서 가든 차도로 차를 타고 가든 같은 목적지에 갈 것이니까.

갈릴레이는 자신이 펴낸 책의 내용 문제로 심한 눈병과 신경통으로 고생을 하고 있었지만 재판을 받으러 로마로 가지 않을 수가 없었다. 지독한 조사가 계속됐으나 처음 얼마 동안 “천동설(지구가 우주의 중심이며, 다른 모든 천체가 정지해 있는 지구의 주위를 돌고 있다는 학설)을 주장한 것이 아니라 지동설(태양이 우주의 중심이고, 지구가 태양 주위를 돌고 있다고 주장한 학설)을 주장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고문과 위협에 끝내는 천동설을 주장했다고 증언하게 이른다. 결국 갈릴레이는 재판소에서 시키는 대로 지동설을 주장하거나 가르치지 않겠다는 맹세를 하고 풀려나며 자리에서 일어나 ‘그래도 지구는 돈다’라고 중얼거렸다고 한다. 이 또한 로마에 가니 로마법을 따랐다 할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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