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육학박사/통일부통일교육위원

우리역사를 이야기할 때 사색당파를 빼놓을 수 없다. 용의 꼬리보다는 뱀의 머리를 하고 싶어, 자신이 살려면 적을 죽여야 했던, 흑백논리로 딴지 거는, 서인은 노론과 소론으로 나누어지고 동인은 남인과 북인으로 나눠진 분파의 실상을 사색당파라 어설프게 개념을 정리하고자 한다.

비선실세가 사색당파에도 존재했다면? 명성황후에게도 비선실세가 있었다는 어느 방송에서 스쳐 지나가는 이야기를 돌이켜 보면, 명성황후의 비선실세는 진령군인가? 아님 무당이였나? 아무튼, 사색당파가 또 찢어지는 과정에서 비선실세가 존재해 조정했던 것은 아닌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쪼개지고 또 쪼개지고…. 셀 수 없이 쪼개져 집단 이기주의에 물들었으니 우리나라는 외세의 침략을 늘 몸에 달고 다니는 안타까움이 있었던 것이다. 이에 우리 역사의 고질병이 오늘날에도 존재하고 있는 건 아닌지 뒤돌아보면, 찜찜하게 다가오는 이상한 느낌이 있다. 남과 북, 좌와 우파…. 신사색당파라 한다면 너무 진도가 나간 말일까?

여기서 서인에 대한 이야기를 내 놓고자 한다. 서인은 송시열 중심의 강경파인 노론과 윤증 중심의 온건파인 소론으로 갈리게 되고 동인은 정여립 모반사건(선조가 정권을 장악하는데 공신들이 많다 보니 한정된 관직에 오르지 못하는 공신들이 불평불만을 야기함)이 발단이 되며 강경파 북인은 대북과 소북으로 양분되는 핵분열 같은 일이 이어진다. 서인은 한숨 돌릴 틈도 없이 광해군을 세자로 책봉하려 하고 숨죽이던 동인은 신성군을 은밀히 지지하며 소리 없는 반항을 하는데…. 선조는 광해군의 능력을 시기해 서인 정철을 귀양 보내고…. 이런 틈에 끝내 광해군을 제주도로 귀양 보내는 초유의 일이 벌어진다(광해군은 제주도에 귀양 온 최초이자 마지막 왕이기에 필자가 전자출판을 준비 중에 있다. 이 때 비선실세는 여종이었나?).

미 전직 대통령 4명 한자리에 모였다 한다. 조지 부시, 빌 클린턴, 지미 카터, 조지 허버트 워커 부시가…. ‘지금 모두 함께, 공공서비스 기념행사’에 나란히 참석해 어깨동무하며 환담을 나누는 사진에서 미국을 생각한다면, 가난한 제주섬에 기적을 일군 맥그린치 신부는 요크셔 돼지 한 마리로 성이시돌 목장을 설립한다. 소외계층을 돕기 위해 병원과 경로당, 요양원, 유치원, 노인대학 등 복지시설을 운영하며 약자를 위한 일을 사망할 때까지 꾸준히 노력한 사람이 제주도(우리나라)에 있었다. 이 두 이야기에서 아직은 사람 살아가는 맛이 그래도 있다.

외국 여행을 다녀온 사람이면 대한민국이 최고란 걸 아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외국에 나가면 모두(아닌 사람도 더러 있다 한다)가 애국자가 된다’는 말이 있듯 눈에 안 보이는 우리나라 국민의 저력은 위대하다. 남북정상회담으로 훈풍이 불고 있다. 훈풍에 맞서 좌우 대립이 돋아나는 것 같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선거철이어서 그런지 조금은 요란하다. 비선실세가 존재하는 한 운명은 비선실세 손에 달렸다? 비선실세에 조종당하는 줄 까맣게 모르고 있을 불쌍한 존재가 있다면? 모른 체 그냥 좋아라 하고 있다면? 이제 이런 모습을 바꾸어 정상 괘도로 올려놓아야 한다. 비선실세가 전면에 나서 선실세로 승부를 거는 정정당당한 모습을 보였음 한다. 조선시대 사색당파 역사가 후세에 전해지고 있다는 사실을 거울삼아 신사색당파라는 신생어가 생기지 않도록 세련되고 품위 있고 절제되는 사회가 되길 소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