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도 재난 발생 위험이 높고 지속적인 안전관리가 요구되는 공공시설과 민간시설물이 많다. 최근 제주도가 실시한 안전대진단에서 진단 대상 3824곳 가운데 408곳이 보수 보강이 필요한 시설물로, 3곳은 정밀 안전진단이 이뤄져야 할 시설물로 확인됐다.

이번 국가안전대진단에는 민간전문가, 공무원, 관리주체 등 모두 6200여 명이 참여했다. 적당히 스쳐지나가는 형태의 형식적 점검에 치우쳤던 과거 점검활동과 달리 일단 신뢰감을 갖게 한다. 게다가 제주도가 157억 원을 투입해 이들 불량 시설물에 대한 개선사업을 펴나간다니 다행이다.

그러나 국가차원의 안전대진단임에도 노후 건축물과 교량의 균열 및 이로 인한 붕괴 가능성에 대한 진단이 완벽했는 지는 여전히 의문으로 남는다. 특히 목욕탕·대형매장·극장·공연장 등 다중시설물에 대한 철저한 진단이 이뤄졌는 지에 대해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제주도의 시설물 안전진단 결과를 그대로 믿지 못하는 이유는 안전진단을 실시한 목욕탕 등 다중이용 시설물이 화재 발생시 대규모 인명피해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비록 제주지역의 사례는 아니지만 이런 형태의 끔찍한 대형화재 사고의 위험성은 어느 곳이든 항상 도사려 있다.

더구나 제주도내 시설물에 대한 완벽한 안전점검과 신속한 보완은 도민의 안전은 물론 수 많은 국내외 관광객들의 안전한 여행과 편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절대 필요하다. 2014년 세월호 침몰 대참사 이후 전국 중.고교 및 대학생의 제주 수학여행이 많이 줄었고 지금도 그 영향을 받고 있다.

최고의 관광지는 아름다운 자연과 함께 마음을 놓고 여행을 할 수 있는 안전이 보장된 곳이다. 제주도는 안전대진단 결과를 다시 한 번 정밀 분석하고 안전관리를 체계화해야 한다. 그래야 도민이 안전한 제주, 관광객이 안전한 제주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