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채 남지 않은 제주도지사 선거판이 도덕성 검증 논란에 파묻혔다. 이러다가 정책선거가 실종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하지만 선거에서 후보자의 도덕성은 자질과 함께 기본적인 덕목이므로 반드시 신속한 진실 검증이 필요하다. 더구나 유권자들의 알권리와 후보자 선택에 도움이 되도록 하기 위해 도덕성 검증은 필수적이다.

자유한국당 김방훈 예비후보 측은 지난 10일 기자회견을 갖고 “오는 16일 모든 후보자가 참석한 가운데 도덕성 검증을 위한 합동 기자회견을 갖자”고 먼저 제안했다. 이에 바른미래당 장성철 예비후보 측이 “적극 환영한다”는 입장을 내놨으며, 무소속 원희룡 예비후보 측도 “도민들의 올바른 선택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며 동의했다.

더불어민주당 문대림 예비후보와 녹색당 고은영 예비후보만 동참하면 5명의 도지사 후보가 모두 참여하는 도덕성 검증 합동 기자회견이 열리게 된다. 사실상 예비후보 3명이 겨낭하는 도덕성 검증 대상 후보는 문대림 후보다. 김방훈 후보 측은 문 후보에 대해 “논문 표절, 부동산 투기, 곶자왈 훼손, 주식문제, 부정취업 등의 문제가 있거나 의혹이 있는 사람이 제주도지사 후보로 나서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는 소리”라고 주장하고 있다.

도덕성 검증은 문 후보에게만 필요한 게 아니다. 모든 도지사 후보가 다 같이 제대로 된 검증을 받아야 한다. 더구나 선거일(6월13일)이 29일 밖에 남지 않았다. 선거의 본질인 정책선거에 집중하기 위해 도덕성 검증을 서둘러 끝내야 한다.

문 후보는 도덕성 검증 공세를 부적절한 선거 프레임으로만 볼 게 아니라 4년간 제주도를 이끌어 갈 도지사를 뽑는 중요한 선거의 한 과정일 수도 있는 만큼 회피하지 말고 당당하게 임해야 한다. 합동 검증 기자회견은 오히려 다른 후보들의 드러나지 않은 도덕성 문제를 밝혀내는 기회도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