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지사 후보 토론회에서의 충격적인 후보자 폭행 사건이 전국적인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그제 오후 제주벤처마루에서 열린 지방선거 도지사 후보 토론회에서 무소속 원희룡 예비후보가 토론회 종료 무렵 제2공항 성산읍반대대책위 김경배 부위원장(51)에게 얼굴을 가격당했다. 김 씨는 원 후보에게 계란을 던진 뒤 왼쪽뺨을 때리고 흉기로 자신의 손목을 그어 자해하는 소동을 벌였다.

이 사건은 곧바로 전국적인 뉴스가 됐다. 평화의 섬 제주, 전국의 젊은이들이 가장 살고 싶어하는 곳으로 알려진 환경의 섬 제주에서 이처럼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는 사실이 도무지 믿기지 않는다. 도민사회의 큰 이슈의 하나인 제2공항 건설 문제를 주제로 한 이날 토론회는 제주참여연대와 제주의소리가 공동 주최했다. 주최 측은 폭행시태에 대해 사과했지만 후보들의 안전을 소홀히 한 책임이 무겁다. 주최 측도 인정했듯이 제2공항 문제는 아주 민감한 사안이다. 갈수록 도민사회의 찬·반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결과론적 얘기이지만 굳이 이런 상황에서 민감한 문제를 주제로 원포인트 토론회를 개최했어야 했는지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한다.

민주주의 사회는 주민참여가 전제되고, 결집된 주민의 의사에 의해 움직이는 사회다. 따라서 누구든 각자의 생각을 정책에 반영하도록 주장하고 요구할 권리가 있다. 하지만 그것은 대화와 협의, 타협 등 합리적인 방법을 통해서라야지 폭력으로 관철시키려고 해선 안 된다. 아무리 내 생각과 달라도 끝까지 대화를 통한 설득이 필요하다. 설사 내뜻이 수용되지 않더라도 폭력으로 대응하면 오히려 얻고자 하는 실익을 놓치거나 손해를 볼 수 있다.

제주도지사 후보 합동토톤회는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토론회 주최 측은 또다시 후보를 폭행하는 등의 불미스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토론회장의 안전관리에 철저를 기해야 한다. 아울러 후보자들도 제2공항 등 도민 갈등이 첨예한 문제에 대해 소신껏 설득력있게 자신의 입장을 명확히 밝혀주기 바란다. 후보자들 모두 도민 개개인의 뜻을 존중하는 자세를 갖는다면 갈등 해소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