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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신문 = 윤승빈 기자] 천지왕 신화부터 설문대 할망 신화까지 제주의 신들을 재해석한 송문석 문학박사의 ‘신화 비밀 코드(푸른사상·1만9000원)’가 발간됐다.
이 책은 제주에 전해내려오는 신화의 비밀을 인지시학적 방법으로 해석했다.
겹겹이 쌓여있어 어렵고 이상스럽던 신화가 하나 둘 걸어나와 우리에게 다가온다. 책 주제 도 ‘신화가 숨겨놓은 제주, 제주가 숨겨놓은 신화’다.
문화의 신 천지왕부터 사냥의 신과 정착의 신 송당과 궤눼기도, 생명의 신 삼승할망, 인증의 신 초공, 상속의 신 이공, 결혼의 신 삼공, 치료의 신 차사, 전염병의 신 지장, 농사의 신 세경, 당우의 신 칠성, 문전의 신 문전, 무기의 신 영감, 공양의 신 멩감, 창세의 신 설문대까지.
특이한점은 천지개벽의 창세신화로 알려져 있던 ‘천지왕 신화’를 작가가 제주만의 문화를 접목한 점이다.
신화는 역사를 따라 내려오며 변용되기 때문에 그 변용된 부분을 해석하기 위해 문화라는 열쇠가 필요하다는 것이 주자의 주장이다.
새롭게 풀어낸 천지왕 신화에서는 가족관계, 죽음과 매장, 정착과 이동 생활에 관련한 제주 문화가 드러난다.
책은 이렇듯 신화 속 숨겨진 비밀 코드를 추적한다. 씩씩한 자청비가 등장하는 세경 신화는 농경 사회의 질서를 상징하고, 거인 설문대 할망 신화는 제주 사람들을 위한 생존 지도로 재해석했다.
제주 신화는 그저 흥미로운 텍스트가 아니라 제주의 생활 양식과 제주 사람들의 사고 방식에 단단히 결부돼 있는, 현재도 살아 숨쉬는 문화 요소임을 증명하는 것이다.
작가는 “제주신화는 채록을 넘어 독자들이 읽고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일관된 해석 방법으로 풀어놓을 필요가 있다”며 “그래서 현대문학의 연구를 위해 정립했던 ‘인지시학’의 방법을 제주신화에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송문석 문학박사는 제주시 구좌읍 한동리에서 태어나 제주대학교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제주학생문화원 교육연구사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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