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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신문 = 윤승빈 기자] 일본에서 태어나 조국인 한국에 유학을 왔다가 영장도 없이 대공분실로 끌려갔다. 북한을 방문했다는 이유만으로 간첩 혐의를 받아 1심에서 사형, 2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그렇게 19년을 감옥에서 살았다.
동아시아 평화·인권운동가 서승 교수의 이야기다.
서승 교수는 1945년 일본 교토에서 태어나 도쿄교육대학을 졸업하고 조국을 제대로 알기 위해 23살 서울대학교 대학원에 유학을 왔다.
1971년 방학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오던 길 그는 영장도 없이 보안사 대공분실로 끌려갔다고 한다. 1971년 4월 제7대 대통령선거 이틀 전에 보안사가 발표한 사건의 이름은 이른바 ‘재일교포학생 학원침투 간첩단 사건’.
단지 북한을 방문했던 전력만으로 간첩으로 조작돼 1심에서 사형, 2심에서 무기징역이 선고됐다고 한다. 사형수에서 비전향 장기수로 ‘감옥 속의 감옥’인 정치범 특별사동 독방에서 19년을 살았다.
1990년 3.1절 특사로 풀려났을 때 그는 이미 마흔 중반의 중년이 돼있었다.
1990년 석방 뒤 서 교수는 1994년 ‘옥중 19년’ 일본어판을 출간했다. 이를 번역한 한국어판은 1999년 나왔다.
그리고 20여년만인 지금, 재단법인 ‘진실의 힘’에서 개정판을 펴냈다. 서 교수가 직접 번역하고 고쳐 섰으며, 초판에 빠졌던 표와 지도, 자료 등을 보강하고 오류와 사실관계를 바로잡았다.
이 책은 개인의 인생을 관통했던 조국 분단과 야만적인 국가 폭력에 항거해 사상전향제도에 반대한 투쟁의 기록이자 70년대 정치범 감옥 속에서 인간의 존엄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고 싸워온 사람들에 대한 증언이다. 한국 인권사에 빼 놓을 수 없는 중요한 기록으로 평가된다.
‘옥중 19년’의 출판기념회는 오는 25일 오후 7시 ‘평화가 꽃피는 섬’에서 열린다. 문화예술교육연구소 ‘바라’가 주관하는 이번 출판기념회에서는 서승 교수와 조성윤 제주대 교수, 김동현 박사와의 북 토크, 관객들과의 대화가 이뤄진다.
한편 서 교수는 제주4·3 진상규명과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투쟁을 지원하며 제주와 인연을 맺엇으며, 2017년 제주대 재일제주인센터 방문교수로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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