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덕 편집국장

제주를 이끌어 나갈 도지사를 비롯 지방일꾼을 뽑는 6.13 지방선거가 다가오고 있다. 지방언론에서는 이들의 정책 뿐 아니라 각종 성명과 논평을 내보내고 있다. 모두 자신의 승리를 위한 나름의 포석이다. 만약 이 포석을 단지 자신에게만 유리한 쪽으로 하려는 이른바 ‘거짓말 늘어놓기’라면 문제는 심각하다. 선별이 중요한 시점이다.

비록 유혹의 말이라도 남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하얀 거짓말이었으면 하는 기대감을 갖고 옛 얘기를 해보자.

중국의 공자시대다. 어느 날 섭공(葉公)이 공자에게 세상이야기를 했다. 자기 동네에 궁(躬)이라는 남자는 자기 아버지가 남의 집 양을 훔친 것을 관가에 고발할 정도라 정직하다고 칭찬했다.

그러자 공자는 거짓말을 해서라도 숨겨주는 것이 정직한 것이라고 가르친다. 부모나 남편이나 스승이나 상전의 죄를 거짓으로 숨겨주는 것을 ‘용은(容隱)이라고 합법화했다. 이 용은 말고도 장려된 거짓말로는 ’규은(閨隱)‘ ’환은(患隱)‘ 이 있었다. 이를 삼은(三隱)이라고 했다.

여자가 밉더라도 예쁘다고 말해주고, 여자가 늙어보여도 젊어 보인다고 말해주는 것이 규은이요, 불치의 암 환자에게 불치가 아니라고 하는 거짓말이 환은이다.

남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거짓말을 ‘하얀 거짓말’이라고 부른다. 이 하얀 거짓말을 즐기는 우리네 습속으로 파수희(破睡戱)라는게 있다. 졸음을 깨는 놀이란 뜻으로 일종의 거짓말 콘테스트다.

이 하얀 거짓말이 넘쳐난다고 해도 문제는 없지만 우리 주변에는 검은 거짓말이 넘쳐난다는데 있다.

지금 지방선거에 출마한 예비후보들이 내놓는 말이 과연 거짓일까 참일까 여부를 가늠하는 거짓말 콘테스트를 하면 어떻게 나올까. 궁굼해진다.

옛말에 구천상제(九天上帝)가 거짓말 보따리 세 개를 이승에 떨어뜨렸다. 그 중 하나는 이원(梨園-妓界)의 노기(老妓)사, 다른 하나는 청포(靑袍-政界)의 나으리가, 다른 하나는 저자(商界)의 거간(장사꾼)이 차지했다는 우리 속담이 있다. 만약 이를 두고 검은 거짓말 콘테스트를 하면 이 보따리를 가져간 사람은 술집 마담이나 정치인, 상인 가운데 하나일 것이다.

우리 주변에는 알게 모르게 거짓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문제는 그 거짓말이 검은지, 하얀지를 파악하는 일일 것이다. 검은 거짓말이라면 거짓말 컨테스트를 해야 할 것이다. 이 거짓말 콘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하면 우리에게 해를 끼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이제 6.13 지방선거가 코 앞이다. 제주를 앞으로 4년동안 이끌 도지사를 비롯 교육계의 수장인 교육감, 그리고 내정 및 바깥일을 도맡아 할 도의원을 우리 손으로 뽑아야 한다. 그 선택의 기로에서 잘못 선택 하면 우리의 미래는 불투명할 뿐이다.

전에도 얘기했듯이 후보들이 말하는 그들의 주장이 현실을 반영한 정책인지 아니면 표를 의식한 거짓말 투성이인지 선택을 잘해야 한다.

그 선택의 결과가 바로 우리의 미래를 결정짓는 밤길의 자동차 헤드라이트로 비유할 수 있다.

그 헤드라이트 불빛이 바로 우리 앞날을 밝혀주는 미래의 이정표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과연 지사 후보들의 말이 검은 거짓말인지, 아니면 하얀 거짓말인지 판별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