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숲은 시민 삶의 질과 직결된다. 도시화가 진전될 수록 도시숲의 가치는 더 커진다. 제주시가 추진하는 완충녹지 주차장 조성사업은 숲의 중요성을 간과한 편의주의적 행정행위로 비난받아 마땅하다.

제주참여환경연대는 그제 제주시내 모 아파트 인근 녹지에 주차장을 조성하고 있는 제주시에 대해 “완충녹지의 의미를 모르는 막장행정”이라며 “즉각 공사를 중단하고 관련 계획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뿐만아니라 이를 위해 변경한 도시계획도 원상회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규모 주차장 시설이 추진되는 곳은 일도2동 46-2 일대 5만5286㎡ 중 3585㎡이다. 제주시는 이 부지에 129면 규모의 공영주차장을 조성하는 공사에 착수했으나 환경·시민단체 등이 반대하자 공사를 중단한 상태다.

가뜩이나 제주지역 생활권 도시림 면적 비율은 겨우 0.46%로 전국 시·도 가운데 가장 낮다. 제주도의 녹지비율도 48.9%로 강원 84.5% 등 도 단위는 물론 대전 58.8% 등 광역시 보다도 낮다. 서울 30.2%를 제외한 전국 꼴찌다. 아마도 대부분 제주의 생활권 도시림과 녹지비율이 이렇게까지 협소하다는 사실을 잘 모르고 있을 것이다.

이 시점에서 마치 제주의 환경이 전국 최고인양 과대 포장해온 제주도는 크게 각성해야 한다. 아울러 더 보호해도 모자랄 도시숲을 밀어내 주차장을 만들려는 시대착오적인 제주시의 행정행위도 중단해야 한다. 아무리 주차공간이 부족하고 인근 주민들이 주차장 시설을 원한다 하더라도 도시숲에 주차공간을 조성하는 것은 쾌적한 환경을 갈망하는 전체 시민의 뜻에 반(反)하는 행위다. 제주시는 주차장 조성으로 얻는 이익보다 보존을 통해 얻는 이익이 훨씬 더 크다는 사실을 깨달아 일부 파헤친 녹지를 원상복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