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 출범한 제11대 제주도의원들의 활발한 의정활동이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4일 개원한 제주도의회는 각 상임위별로 집행기관의 업무보고를 받으면서 특히 부진한 사업을 찾아내 원인을 추궁하고 대책을 따져 묻고 있다. 이는 집행기관의 업무를 감시하고 견제하는 역할을 하는 도의원들의 고유권한이어서 적극 권장할 일이다.

하지만 질의와 질책은 합리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출범 초기 의욕적인 의정활동은 모든 도의원들이 갖는 각오일 것이다. 문제는 의욕과 갑질은 엄연히 구분해야 한다는 점이다. 매사 의욕적인 것은 바람직하지만 몸가짐은 항상 낮은 자세여야 한다.

최근 논란이 된 강성균 행정자치위원장의 행자위 도정업무보고 자리에서의 ‘갑질 발언’ 역시 그의 해명대로 ‘회의 진행을 잘하려는 의욕과 욕심 때문’이었을 것으로 이해는 되지만 분명히 부적절한 발언이었다. 강 의원장은 “의원이 하는 말은 주민의 대표로서 도민들이 요구하는 것을 얘기하는 것”이라며 “거기에 대해 반박하거나 논리적으로 의원을 이해시키려 하거나, 논쟁을 한다거나 입장만을 주장한다거나 하는 것은 앞으로 행자위에서는 절대 안 된다”고 말했다가 공무원노조로부터 “공무원들을 아래로 보고 갑질을 하는 것”이라는 항의를 받고 사과했다.

솔직히 과거 도의원들 중에는 자신이 공무원보다 위에 있다고 여기는 의원이 적잖았다. 상임위별 도정 및 행정시 등의 업무보고 자리에서 고압적으로 공무원들을 윽박지르고, 고함을 지르고, 삿대질을 하며 마치 죄인 취급하듯 하는 의원들이 있었다. 스스로 우월적 지위임을 의식한 몰지각한 행태였다.

집행기관의 잘못된 현안에 대해 질책하더라도 겸손한 자세로 상대를 존중하면서 품위있게 인격적으로 해야 한다. 오히려 자세를 낮춰야 더 존경을 받고 공무원들에게 더 무거운 책임을 느끼게 해 해결되기 어려운 일도 빨리 풀릴 수 있다. 이제 새 출발한 11대 도의원 모두 겸허하고 낮은 자세로 4년 간의 의정활동에 전념해 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