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해가 제주도로 유배올 때 처음 제주 땅을 밟았던 곳 어등포

광해는 1637년 6월 16일 제주도 어등포(행원포구)로 들어올 때 이형상의 『남환박물』에 의하면, 중사(中使)·별장(別將)·내관(內官)·도사(都事)·대전별감(大殿別監)·나인·서리·나장(羅將)들이 광해를 압송하였다라 기록하고 있다.

광해는 강화도에서 태안으로 태안에서 강화도로 강화도에서 교동으로 교동에서 제주도로 유배지를 옮기며 조정에서는 가는 지역을 알리지 못하도록 하였을 뿐만 아니라, 바다를 건널 때는 배의 사방을 모두 가리어 밖을 보지 못하도록 하였고 배에서 내려 땅을 밟을 때까지 두건으로 눈을 가려 제주도에 유배시키는 것을 비밀리에 행하였다.

어등포

‘광해 임금의 유배, 첫 기착지’라고 적힌 표지석은 구좌읍 행원포구에 있다. ‘성실하고 과단성 있게 정사를 펼쳤으나 당쟁의 와중에 희생된 임금으로 평가받고 있다’라는 내용이다.

광해가 제주도로 유배 올 때 어등포로 도착하여 1박한 후 적소(예전에 죄인을 귀양 보내는 곳을 이르던 말)에 안치(귀양을 보낸 죄인을 일정한 곳에 가두어 둔다는 뜻으로 쓰임)되는데 여기서 어등포란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구좌읍 행원리에 있었던 포구로 조선 후기에 어등포리에 있었던 마을의 이름을 따서 부른 것이다(사람들은 구좌읍 행원리를 두고 어등개라고 한다. 그렇다고 행원리의 마을에 어등개라는 포구나 지명이 있는 것은 아니다. 남사일록에서 어등포는 무주포와 좌가마포 사이에 있다고 하였다).

덧붙인다면 제주도로 귀향 오는 유배인 들은 대부분 정상적인 해상 환경이면 별도포로 들어 왔으나 조류의 방향과 속도, 풍향에 따라 광해처럼 어등포로 제주도에 들어오는 일도 있었다. 조선초기에는 제주와 육지의 중간 유배 기항지로 추자도가 많이 이용되다가 후기부터 소안도가 이용되었다 한다(소안도에는 영조 때 제주 목사로 부임했던 백낙연과 심현택의 공로를 기린 비가 세워져 있다).

어등은 연원 미상의 지명이다. 탐라순력도에 따르면 포구가 좋아 수전소를 설치했고 이 일대 지명을 어등포라고 표기 했을 따름이다(조승훈, 포구, 나라출판, 19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