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덕 편집국장

17일은 여름 초복이었다. 중복은 27일, 말복은 8월16일이다. 이 복날에는 보신을 위해 보신탕(개장국)과 삼계탕을 주로 먹는다.

그러나 나라 안팎의 많은 사람들이 한국의 보신탕 문화를 비판한다.

보신탕 식용에 대한 찬반 여부를 떠나 보신탕은 우리 전통 복날 음식이었다. 지금도 먹는 사람이 적지 않다. 이는 부정할 수 없는 현실 속 한국 문화다.

복날 보신탕을 먹는 이유는 다양한 문화와 민속이 얽혀 있어 단순하게 말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특별히 복날, 개고기를 먹던 풍속은 춘추시대의 진나라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우리 풍속서인 ‘동국세시기’에는 사마천의 ‘사기’를 인용해 진나라 덕공(德公) 2년, 복날이 되면 제사를 지내는 사당을 짓고 개를 죽임으로써 벌레로 인한 피해(蟲災)를 막았다고 했다.

복날 보신탕의 기원을 진나라 덕공 2년으로 본 것인데 정확하게 기원전 676년이다.

‘동국세시기’가 인용한 ‘사기’에는 복날 개를 잡았다는 기록이 있다.

그 중의 하나는 진나라 역사를 적은 ‘본기’에 덕공 2년, “초복에 개고기를 잡아 벌레를 막는다(禦蠱)”는 기록이 있다.

‘동국세시기’에 개고기를 잡는 것은 벌레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함이라고 했다.

여기서 벌레는 곤충을 뜻하는 벌레 충(蟲) 자를 썼지만 원본인 ‘사기’에는 벌레 고(蠱)라고 쓰여 있다는 점이 다르다.

같은 벌레지만 ‘사기’에서 말하는 벌레는 곤충이 아니라 배 속에 있는 벌레다.

즉 기생충이나 세균에 의한 전염병을 예방하기 위해 개고기를 먹었다는 뜻이다.

또 다른 기록은 ‘사기’의 ‘십이제후연표’에 나온다.

덕공 2년에 “처음으로 복날 제사를 지내는 사당을 짓고 개고기를 찢어 성문 네 곳에 걸었다”고 기록됐다.

전염병인 역질(疫疾)을 막으려고 개고기를 걸어 나쁜 기운이 성안으로 침입하는 것을 막았던 것이다.

6세기 ‘형초세시기’에서도 복날 뜨거운 국을 먹는 것은 나쁜 기운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결국 전염병이 돌기 쉬운 여름날, 뜨거운 국과 고기를 먹음으로서 영양도 보충하고 전염병도 예방한 것이다.

쇠고기나 돼지고기, 닭고기, 양고기 등 수많은 고기를 두고 굳이 개고기를 복날 음식으로 삼은 까닭은 뭘까. 앞서 나온 바 같이 주술적으로 전염병을 예방하려는 목적이 강했다고 보아진다.

개고기는 불(火)의 기운이 있어 복날의 음기인 금(金)의 기운을 물리친다는 화극금(火克金)의 오행 원리로도 설명한다.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고대 당시에는 개고기가 좋은 식품이었다.

즉 보신탕은 고대 중국에선 매우 귀한 음식이었다. 그러나 지금의 중국인들은 개고기를 먹지 않는다. 일본이나 다른 동남아 국가도 보신탕을 먹지 않는다. 아시아에서 보신탕을 먹는 나라는 한국과 베트남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