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덕 편집국장

보신탕은 복날에 먹는 절식(節食)의 하나이다. 개장·구장(狗醬)·지양탕(地羊湯) 또는 보신탕(補身湯)이라고도 부른다.

보신을 주목적으로 하는 절식(節食)으로 ‘동국세시기’와 ‘열양세시기(洌陽歲時記)’에도 복날의 개장국이 기록돼 있다.

예로부터 여름 더위가 한창인 삼복에 먹는 풍습이 있었다.

복날에 먹는 이유는 음양오행설에서 개고기는 화(火)에 해당하고 복(伏)은 금(金)에 해당해 복의 금기(金氣)를 화기(火氣)로 억누름으로써 더위를 이겨내고 또 더운 성질의 개고기를 먹음으로써 이열치열로 더위에 지쳐 허약해진 몸을 회복시켜준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특히 개고기의 효능에 대해 동의보감 등 많은 문헌들은 복중에 개장국을 먹는 이유를 뒷받침하고 있다.

‘동의보감(東醫寶鑑)’에는 “개고기는 오장을 편안하게 하며 혈맥을 조절하고 장과 위를 튼튼하게 하며 골수를 충족시켜 허리와 무릎을 온(溫)하게 하고 양도(陽道)를 일으켜 기력을 증진시킨다”고 개고기의 효력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열양세시기’에는 복날에 개장국을 끓여 양기를 돕는다고 했다.

‘동국세시기’에는 개장국을 먹으면서 땀을 내면 더위를 물리쳐 보허(補虛)한다고 했다.

‘부인필지(婦人必知)’에는 눈까지 누런 황구(黃狗)는 비위(脾胃)를 보하고 부인 혈분에 명약이라고 했다. 특히  꼬리와 발까지 검은 흑구(黑狗)는 남자 신경(腎莖)에 효력이 비상한 약이라 했다.

‘산림경제’에는 황구의 고기가 사람을 보한다고 설명하고 있어 황구를 일등품으로 여겼다.

황구를 이용한 개고기찜은 혜경궁 홍씨의 회갑연 상차림에도 올랐다는 기록이 있다.

‘농가월령가’에 며느리가 근친갈 때 개를 잡아 삶아 건져가는 풍습이 있었다. 이는 개고기가 복날 및 복날이 아닌 날에도 궁중 이하 백성들이 즐겼던 음식이었다는 것을 말해준다.

조선시대 조리서에는 개고기 요리법이 다양하게 기록돼 있다.

 ‘규곤시의방(閨壺是議方)’에는 개장·개장국누르미·개장고지누르미·개장찜, 누런개 삶는 법, 개장 고는 법 등 개고기 요리법이 자세하게 기록돼 있다.

‘부인필지’에는 “개고기는 피를 씻으면 개 냄새가 나고 피가 사람에게 유익하니 버릴 것이 아니라 개 잡을 때 피를 그릇에 받아 고깃국에 넣어 차조기잎을 뜯어넣고 고면 개 냄새가 나지 않는다”고 개고기 요리의 원리를 제시하고 있다.

한마디로 개소주는 술이 아니고, 황구 한마리와 밤·대추·생강·마늘·들깨 등과 한약재를 배합, 중탕해서 즙액으로 만든 보양제이다.

아무튼 이 보신탕은 예로부터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음식이다. 그러나 지금은 즐겨찾는 이가  많이 줄었다. 동물 보호법개정안도 발의됐다. 인식이 많이 바뀌면서 업종전환한 개고기 음식점도 많은 상태다.

하지만 보신탕 애호가들은 계절에 상관없이 즐겨 먹는다. 예전에 비해 많이 줄었지만 곳곳에는 아직도 이들을 위한 보신탕 전문 음식점이 자리하고 있다.

외과의사들은 수술 후 환자들에게 보신탕을 먹으라고 권유하기도 한다. 그만큼 보신탕이 인간의 몸과 화합되는 좋은 음식이기 때문일 것이다.

올 여름 유독 덥다. 이번 복날, 보신탕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