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종수

요즘 매스컴을 보다 보면 도내에서도 구급대원이 폭행당하는 일이 심심히 않게 나오고 있다. 구급대원은 긴박한 상황에 처한 환자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응급현장에 나서지만 정작 신고자나 환자가 술에 취해 있거나 상해, 자해 등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환자의 우발적 폭력 위험에 항상 노출돼 있다.

지난 4월 전북에서도 여성 구급대원이 취객의 온갖 폭언과 폭행으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다가 신경손상과 뇌동맥류가 파열돼 순직하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 제주에서도 구급대원 폭행이 7월에만 2건이 발생하는 등 올해에만 5건이 발생했는데 폭행 가해자는 모두 술에 취한 사람에 의해 발생했다. 음주상태에서 자기 기분에 들지 않는다고 무분별하게 폭력을 행사하면 그 시간에 절실하게 119구급대의 손길을 기다리는 사람은 보이지 않는 피해를 보게 된다.

폭행을 당한 구급대원은 육체적인 피해도 있지만 정신적인 충격과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으며, 다른 구급대원들도 현장에 도착했을 때 주취자가 있으면 폭언과 폭행을 당할까 두려움을 느끼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소방관서에서는 현 상황에 대한 해결책으로 119신고접수 단계부터 구급대원 폭행, 피의자 수사, 폭행피해 대원 관리까지 단계별 폭행방지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119종합상황실에서는 신고자나 환자가 주취상태거나 상해 등 구급대원의 안전에 위험성이 인지되는 경우 경찰에 통보해 구급대와 경찰이 동시에 출동하도록 하고 있다. 또한 구급대원 폭행의 대부분이 술에 취한 상태에서 발생함에 따라 현장에 도착한 구급대원이 주취 등 상황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도록 구급대원 폭행방지 대응 매뉴얼을 만들어 시행하고 있다. 그럼에도 발생하는 폭행에 대비해 모든 119구급차량에 CCTV를 설치하고 출동 구급대원 증거확보를 위한 웨어러블 캠도 보급하여 운영하고 있다.

구급대원 단독 폭행사고는 소방특별사법경찰관이 직접 수사하도록 지방경찰청과 협조하고 소방기본법에 의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무관용 원칙에 따라 엄격하게 적용하여 처리하고 있다.

구급대원은 부상자나 생명이 위독한 환자를 응급처치해 그 생명을 연장하고 유지시킬 수 있다는 사명감과 보람을 느끼며 현장활동을 하고 있다. 아픈 누군가를 위해 달려갔는데 돌아온 것이 폭행과 협박이라면 과연 누가 구급대원을 하려고 하겠는가? 구급대원을 폭행하는 행위는 사람에 대한 폭력행위를 넘어 공동체의 안전을 위협하는 중대한 범죄라는 사회적 인식이 확립해야 한다.

하지만 법적 절차로 구급대원의 폭행을 근절하기 보다는 도민 모두가 구급대원들이 자신의 임무에 충실할 수 있도록 많은 격려와 배려를 해주는 한층 성숙된 도민의식이 그 어느 때 보다 절실하게 필요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