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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옛날의 異色避暑
김용덕  |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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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8.09  15: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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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덕 편집국장

오행설(五行說)에서 더위는 폐(肺)가 메마르기 때문에 느낀다고 했다. 우리 조상들은 메마른 폐를 적시기 위해 삼복내내 구리(銅)조각을 입속에 넣어 그 신맛으로 폐를 적셨다고 한다. 복중에 생각만해도 침이 솟는 백반을 입에 넣는 방법도 피서의 한 방법이었다.

흥부가 탄 박 속에서 나온 진귀한 보물 가운데 용피선(龍皮扇)과 자초장(紫稍帳)이 있는데 모두 피서용 진보(珍寶)들이다.

용피선은 물을 적셔 방안에 두기만해도 찬 바람이 인다는 부채요, 자초장은 서해에서 나는 특수한 상어 껍질로 만든 것이다. 밖에서 드는 더운 바람이 이 자초장에 닿으면 차가운 바람으로 변했다.

옛날 부자집들이 이 용피선이나 자초장을 구해 썼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용이 흘리는 침이란 뜻인 용연(龍涎)이라는 약재를 부채에 칠하거나 발에 칠해 냉기를 우러 나오게 만들어 피서했다고 한다.

또 있다. 영량초(迎凉草)라고 해서 찬 바람이 이는 화초를 뜰에나 화분에 길러 화초냉방(火草冷房)을 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 잎이 고죽(苦竹)처럼 생겼다는데 무슨 풀인지 알아서 찾아 낸다면 집안을 푸르게도 만들고 찬바람을 만들 수 있다고 한다.

정자방(井字房)이라는 피서법도 있다. 대청마루에 사람 누울 정도의 넓이만큼 정(井)자형으로 막대를 가로질러 마루 밑바람을 솟게 만들었는데 그 위에서 피서했다고 한다.

또 등(藤)나무 줄기를 조끼처럼 얽어 옷 속에 받쳐진 등거리를 입고 정자방에 누워 더위를 피했다고 한다.

부인들의 피서법으로는 유방폭(乳房瀑)이 있었다. 밖에 나들이 하고 오면 웃옷을 벗고 샘가에 엎드린 뒤 두레박물을 끼얹으면 그 물이 처진 젖꼭지를 타고 두 줄기 폭포처럼 쏟아져 내린다고 해서 유방폭(乳房瀑)이라 불렀다고 한다. 등목이지만 어쩐지 묘한 기분이 난다.

하기사 요즘은 집집마도 다 에어컨이 있어 이런 옛 방법을 쓸 일이 만무하지만 우리 조상들의 여름 피서야말로 얼마나 낭만적인가.

요즘 우리네 피서도 우리 조상들의 옛 피서와 마찬가지로 산과 바다, 계곡을 찾아 더위를 피한다.

요즘 전국 동굴에서 나오는 풍혈(風穴)이 여름들어 아주 인기가 많다. 풍혈은 구멍 또는 동굴에서 나오는 바람이다. 여름에 풍혈은 냉풍(冷風)이다. 계속 쐬면 오히려 감기들 정도다.

전국 각 마을마다 다 있는 게 아니다. 풍혈이 있는 동네는 여름날 밭에서 구술땀 흘리며 농사짓다가 풍혈을 찾아 바람을 쐬면 그만이라고 한다.

어느 동네는 풍혈 앞에 누울 수 있는 평상을 만들어 누구나 낮잠을 자게 만들었다고 한다. 풍혈이 있는 동네가 부럽기만 하다.

이 동굴에서 나오는 냉풍(풍혈)으로 뜨거운 여름 한 낮을 시원하게 보냈던 것은 예나 지금이나 같았을 것이다.

이 풍혈 피서는 풍혈이 있는 동네사람들에게는 매우 흔한 피서일지 모른다. 오즘 풍혈이 있는 동네는 이를 여름철 관광자원화해 마을도 알리고 풍혈도 알린다고 한다. 매우 잘하는 일이다.

이제 중복도 지났다. 가을이 온다는 입추도 지났다. 삼복 더위의 가장 큰 더위인 마지막 말복은 오는 16일이다. 이 마지막 말복을 잘 넘기면 여름 더위도 거의 지났다고 볼 수 있다. 말복이 지나면 아침 저녁으로 신선한 바람이 분다는 처서다. 하지만 더위가 누그러들기는 먼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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