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초 시기를 앞두고 진드기 매개 감염병인 중증열성혈소판 감소 증후군(SFTS)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 제주지역에서만 모두 21명이 야생 진드기에 물린 후 SFTS에 감염돼 3명이나 사망했다. 2016년 감염자 8명(사망 0명)의 3배에 가까운 환자다. 올 들어서도 이미 7명의 감염환자가 발생해 1명이 숨졌다.

작년과 올해 SFTS 감염 사망자 4명 모두 서귀포시 지역에서 발생했다는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해가 거듭될 수록 줄어들기는커녕 오히려 늘어나는 SFTS 감염환자 발생에 도민들은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작은소 참진드기로 인한 중증열성혈소판 감소 증후군은 예방백신과 치료제가 없다. 이 때문에 제주도의 SFTS 방지대책은 야외활동시 진드기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를 당부하는 정도에 머물고 있다. 각 보건소가 오름, 공원, 가축방목지, 올레길 등을 대상으로 바이러스 보유 진드기 매개밀도 조사를 실시하고 있지만 실태 확인 조사의 성격에 불과하다.

물론 지역주민, 축산농가, 공공근로자, 근로노인 등 야외활동이 많은 주민을 SFTS 고위험군으로 분류해 예방수칙 등 올바른 감염 예방 정보를 전달하는 일도 중요하다. 하지만 감염자와 사망자가 증가하고 있는 데도 초지, 오름 등 위험지역에 진드기 집중 방제사업을 벌인다는 소식은 없다.

제주도는 진드기 긴급 방제를 위한 예산을 예비비 등에서 특별 증액해야 한다. 1960년대 전후처럼 야생 진드기를 없애기 위해 들불을 놓을 수도 없는 시대이므로 진드기 매개 밀도가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구제약을 대대적으로 살포하는 방법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