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희범 제주시장과 양윤경 서귀포시장이 어제 원희룡 지사로부터 시장 임용장을 받고 취임했다. 두 행정시장은 제주도의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위원장 김희현)에서 도덕성 문제가 집중 제기됐으나 모두 적격 판정을 받았다. 인사청문회의 결과는 도지사의 시장 임명을 제한하는 요건은 아니지만 부적격 판정이 나올 경우 대의기관인 도의회의 선택과 청문회를 지켜본 도민의 여론을 감안해 시장 내정을 철회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두 행정시장의 도의회 인사청문과 판정 결과는 공정했을까. 두 행정시장 모두 리더가 지녀야 할 가장 중요한 덕목인 도덕성에 결함이 드러났다. 인사청문경과보고서는 고희범 제주시장 예정자에 대해 “타운하우스 건립 과정과 농지법 위반 등의 문제가 있다”고 했다.

더욱이 양윤경 서귀포시장 내정자는 도덕성에 문제가 더 많았다. 4·3유족회장 임기를 마치기 전에 공직에 나서는 등 책임감이 없고, 정책자금을 이용한 재산증식 등 부동산 투기 의혹이 제기됐다. “농업전문가가 아닌 부동산 전문가”라는 지적까지 나올 정도였다.

모범적인 삶과 자질은 지도자의 기본조건이다. 특히 지방자치단체도 혁신과 적폐청산이 절실한 시대다. 이러한 시대정신에 맞춰 중차대한 일들을 추진하려면 최소한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는 사람은 배제돼야 하는 게 원칙이다. 인사특위가 실제론 부적격에 가까운 데도 적격 판정을 내린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다.

두 행정시장은 도덕성 문제부터 극복하는 일이 과제로 남았다. 특히 부동산 투기 의혹 등과 관련해선 시민들의 부정적 시각과 거부감이 워낙 크다. 시민의 신뢰를 얻지 못하면 원활한 시정을 펴기가 어렵고, 결국 그 피해는 시민의 몫이 된다. 두 행정시장은 수시 간담회 자리 등을 통해 시민들에게 자신들의 과오를 솔직히 인정하고 시정에 협조를 구하는 노력을 기울여 나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