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교통체계를 확대하려는 제주도의 계획은 유보돼야 한다. 지난해 8월 대폭 개편된 대중교통체계에도 이용객은 별로 늘지 않았다. 1000억 원에 가까운 엄청난 투자비에 비해 성과는 미미하다. 이용객이 늘지 않아 투자 효과가 없는 사업을 계속하는 것은 경제원리에도 어긋나며 보여주기식 전시행정에 불과하다.

대중교통체계 개편으로 도내 전체 버스의 주 노선은 89개에서 194개로 무려 118%나 늘었으며, 1일 버스 운행도 6064회로 이전 4082회보다 48.6%나 크게 증가했다. 하지만 하루 평균 이용객은 17만 명(1~5월 기준)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겨우 11.8%만 늘었다.

출·퇴근 시간과 학생 등·하교 시간대를 제외하면 손님이 별로 없어 대부분 텅 빈 채로 버스를 운행하고 있다. 몇 명의 승객만 태우고 줄지어 달리는 버스를 보면 민망스럽기까지 하다.

더구나 중앙차로제는 러시아워 시간대를 제외하면 효용 가치가 떨어지고 있다. 좁은 도로에 중앙차로제를 시설해 오히려 일반차량의 소통에 지장을 주고 있다. 그럼에도 제주도는 올해 1000억대 안팎 규모의 예산을 중앙차로 등 대중교통체계 확대 개편에 투자하려 하고 있다.

제주도는 시설된 중앙차로의 운영 성과부터 면밀히 분석해야 한다. 중앙차로제 시설이 꼭 더 필요하다는 시민들의 공감대가 형성될 때까지는 추가 시설사업을 중단해야 한다. 중앙차로제 등 대중교통체계 추가 개편이 막대한 예산 투입으로 ‘돈 먹는 하마’가 될 것이라며 “1년 효과 분석이 선행돼야 한다”는 김태석 제주도의회 의장의 기자간담회에서의 지적은 일리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