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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행정체제가 기초자치단체 부활을 전제로 개편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11대 제주도의회 첫 정례회에서 집중 제기됐다. 제10대 도의회에서는 소극적이었던 기초자치단체 부활 논의가 새 도의회가 출범하면서 활기를 띠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제주도행정체제개편위원회는 행정시장을 직선제로 선출하는 방안 등에만 집착해 왔다. 행정시장 직선제는 시민의 손으로 시장을 선출하고 임기가 보장된다는 점 외에는 현행 행정시장과 다를 바 없다. 법인격이 없는 시장이 할 수 있는 일이란 사실상 거의 없다. 인사와 예산 등 모든 업무가 도지사의 관장 아래 이뤄진다. 아무리 시민이 뽑은 시장이라 한들 시정의 실질적인 주인이 되지 않으면 적극적으로 시정을 펼 수 없다.
제주도의회 강철남 의원(더불어민주당, 연동을)은 그제 제362회 제1차 정례회 도정질문에서 “현재의 행정시 체제는 특정인과 중앙정부의 강요 등에 의해 탄생한 기형적인 것”이라며 “행정체제개편위의 논의에서 기초자치단체 부활이 배제된 게 가장 큰 문제점”이라고 지적했다. 강 의원의 말대로 기초단체와 기초의회 부활은 도민에게 자기결정 권한을 돌려주기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
물론 기초자치단체를 부활하려면 중앙정부를 설득해야 하고 제주특별법을 개정해야 하는 등의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 그러나 지금은 중앙정부가 지방정부를 통제하는 시대가 아니다. 도지사만 마음을 먹으면 얼마든지 기초단체 부활은 기능하다. 전·현직 도지사들이 다시 기초단체와 기초의회를 두는데 대해 선뜻 동의하지 않는 것은 막대한 권한을 포기하기가 쉽지 않아서일 것이다.
원희룡 지사는 도정 질문 답변에서 “기초자치단체 부활론을 배제했다는 지적에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다. 기초단체 부활에 힘을 싣는 말은 아니지만, “앞으로 도와 의회가 더 심화된 논의 일정을 도출할 필요가 있다”는 말로 기초단체를 부활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원 도정의 적극적인 기초자치단체 부활 노력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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