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재야 침술사인 구당 김남수 옹의 영화배우 고 장진영의 침. 뜸 치료에 관한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가 담긴 ‘구당 김남수 침. 뜸과의 대화’가 발간되었다. 때맞춰 제도권 한의사인 이상곤(갑산한의원 원장)씨가 한 매체를 통해 김 옹의 침. 뜸을 정면반박하고 나서 화제가 되었다.
김 옹이 그간 장진영씨에게 침술 2,500회, 뜸 시술 1만 여회가 넘게 시행하였으며, 그 과정에 새로운 뜸자리를 찾는 모험도 있었던 모양이다. 이상곤은 ‘상한론(傷寒論)과 금괘요락’을 예를 들며 몸이 허약한 환자에게는 함부로 뜸을 뜰 수 없는데, 김씨가 그저 생각나는 대로 오만 치료를 다해본 것으로 보았다. 이에 대해 MBC 이상호 기자는 지난 12월24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구당 김남수 이제는 말할 수 있다’라는 글로 이상곤의 지적에 대해 공개반박에 나섰다. 안타깝게도 장진영씨는 수많은 팬들의 바람을 뒤로하고 유명을 달리하고 말았다.
그렇다면 도대체 김 옹의 시술이 임상효과가 있었을까? 임상효과를 논하기에 앞서 장진영씨는 어떤 상태에서 김 옹을 찾았을까? 김씨 측 이야기로는 이미 위암4기 판정을 받고 자신을 찾았던 장진영씨는 일시적이지만 호전기미를 보였으며, 병원 측 기록에도 나와 있다는 것이다. 제도권한의사협회의 타도의 대상이던 김 옹을 옹호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그렇다고 별 깊이도 없는 지식을 자기 혼자만 아는양 하는 우리나라의 제도권 한의사를 옹호할 생각도 없다. 어떤 병도 일관적으로 계속 나빠지는 병은 없다. 생명은 본능적으로 회복하려고 노력하기 때문이다. 최악의 상황에서도 때론 회복기미를 보이기도 한다. 그런 것을 회광반조(回光反照)라고 한다. 쉽게 말해 촛불이 꺼지기 전에 마지막으로 활짝 피어나는 것과 같다. 장진영씨가 김 옹을 찾았을 때는 이미 마음의 준비를 하고 간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최후의 수단으로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으로 김 옹을 찾았을 것이다. 제도권 한의사를 안 만났을 리가 없다. 어쩔 도리가 없어서 재야의 침술사를 찾은 것을 뻔히 알면서, ‘거봐라. 네들 무면허들이 무슨 치료를 한다는 것이야?’라고 한다면 실로 옹졸하기 짝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