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신문=문서현 기자] 제주시 화북동에 사는 김 모 씨(남·75)는 올해 재산서 고지서를 받고 깜짝 놀랐다. 지난해보다 무려 7배나 올랐다. 김 씨가 가지고 있던 토지가 자연녹지지역에서 주거지역으로 변경돼 땅 값이 올랐기 떄문이다.

김씨는 “땅값이 올라 좋기보다 우리 같은 노인네들은 큰 의미가 없다. 이렇게 땅값이 오르면 공시가격이 상승했다는 이유로 기초연금을 수령할 수 없게 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재산세 금액이 이렇게 갑자기 오르면 사전에 알려줘야 대비를 할 것 아니냐“며 갑자기 이 많은 돈을 어떻게 내라고 하는지 모르겠다.” 하소연했다.

노형동에 사는 최 모(여·46) 씨. 최근 집값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꾸준히 재산세가 오르고 있지만 고지서를 보고도 무덤덤하다. 최씨는 “살고 있는 집값이 오른 것에 비하면 이 정도는 애교 수준”이라고 말했다.

제주시가 9월 정기분 재산세 795억 원을 부과, 마감이 이달 말로 다가온 가운데 주민들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지난해 4월 제주도가 도시정비계획을 현실에 맞춰 재정비 하면서 장기미집행 시설들을 폐지하고 재산권을 보호하기 위해 묶어둔 자연녹지들을 해제하고 주거지역으로 변경했다.

이에 따라 노형동 광평(노형성당 인근), 아라동 간드락마을, 연동(오일시장 입구 동측),화북공업단지 남측이 주거지역으로 변경됐고, 화북공업지구 인근인 화북2동 일부구역이 경관녹지지역이 해제됐다.

이 같이 지목이 변경되면 기존 재산세에 적게는 2배 많게는 7배가 부과된다. 기존에 50만원을 냈던 토지주는 많게는 450만원까지 재산세를 내야한다. 경관지역 또한 해제되면 50% 가량 면제받았던 세금을 더 내게 된다.

주택의 경우도 누진세가 적용되기 때문에 과세표준 적용 구간이 달라진 집주인들은 이전 보다 더 재산세를 내야 한다. 이처럼 공시가격의 상승은 세금의 증가로 이어진다. 대부분의 집주인들은 집값의 상승을 반기지만 공시가격이 오르는 것을 마뜩찮게 생각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재산세가 고지된 후 오른 금액을 두고 실제 재산세를 처리하는 담당자들과 주민들의 마찰도 심각한 상황이다.

18일 재산세 부서 관계자는 “재산세 부과와 관련 금액이 너무 올랐는데 이에 합당한 설명이 없었다는 민원이 너무 많아 기존 업무를 진행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이를 두고 재산세를 부과하기 전에 주민설명회와 직접 찾아가는 읍면동 순회를 홍보를 하고 있지만 정보에 취약한 노령층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