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제9차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총회가 제주에서 개최된다. 세계 약 70개 국에서 1000여 명이 참석하는 대규모 국제회의여서 ‘아름다운 환경 제주’를 전 세계에 알리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최근 이탈리아에서 열린 제8차 총회에서는 제주도 세계지질공원이 2014년에 이어 또 재인증됐다. 하지만 제주 세계지질공원이 언제까지 원래의 상태가 유지돼 세계인의 사랑을 받을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선 솔직히 회의적이다. 곳곳에서 경쟁적으로 벌이고 있는 관광개발 때문이다.

세계지질공원 제주 총회가 결정되자 제2공항반대 범도민행동은 즉각 논평을 내고 “세계지질공원 총회의 성공적 개최 조건은 제2공항 철회”라고 주장했다. 제2공항을 건설하려는 상산읍 온평, 신산, 난산, 수산리 주변 일대는 많은 용암동굴과 오름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특히 오름군락 한 복판에 공항을 건설하려는데 대해 공감할 지질전문가와 항공전문가는 거의 없을 것이다. 공항의 조건은 항공기와 승객의 안전이다. 동굴과 오름을 훼손하는 제2공항 건설은 세계지질공원 지정 취지에도 어긋난다.

뒤늦게나마 국토교통부와 제2공항 성산읍반대대책위원회가 공항 타당성 재조사 검토위원회를 구성해 다행이다. 양쪽이 각 7명의 전문가 등으로 위원을 구성해 제2공항 입지 타당성 재조사가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모니터링한다니 기대해 볼 만하다.

공동 검토위는 제2공항이 동굴과 오름군락, 그리고 인근 고성·오조리 및 하도리 철새도래지에 미치는 영향 등도 면밀히 조사해야 한다. 우려대로 이들 요인이 공항 입지에 걸림돌이 된다면 미련없이 제2공항 건설계획을 취소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