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수려한 산림이 소나무재선충병의 만연으로 막대한 피해를 보고 있다. 제주의 산림은 대부분 소나무로 조성됐다. 특히 중산간과 오름, 농경지 주변은 소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소나무재선충병의 완전 퇴치가 조기에 이뤄지지 않을 경우 제주의 상징 수종이나 다름없는 소나무는 멸종 위기를 걱정해야 하는 지경에 이를 것이다. 어느때 보다도 소나무숲 보존이 절실한 시점에 부동산 투기 목적으로 소나무에 농약을 투입해 말라죽게 한 범죄가 발생해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제주도자치경찰단은 주거단지 조성과 토지 분할 매매를 목적으로 소나무 성목 639그루에 농약을 주입해 고사시킨 현직 영농조합법인 대표 등 2명을 검거해 특정범죄가중처벌에 관한 법률(산림)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매입한 임야 등 토지(1만2000여 평)를 분할해 되팔아 30억 원 상당의 시세차익을 올렸다는 경찰의 조사 결과도 놀라운 일인데, 인부들에게 소나무재선충 방제약이라고 속여 제초제를 멀쩡한 소나무에 주입해 말라죽게 했다니 기가 막힐 따름이다.

자치경찰은 지난 2년간 대규모 산림을 훼손한 10명을 구속했다. 땅을 쪼개 팔기 위한 수법의 법행으로 허가없이 소나무를 베어낸 범죄가 포함돼 있다. 이대로 가면 머지않아 소나무숲을 보기 어려워질 수도 있다.

제주가 당면한 최대 현안은 환경보존이다. 자연환경이 관광개발로 훼손되고, 택지 조성과 땅 투기를 위한 쪼개기 등으로 산림이 훼손되면 세계자연유산 지정도 반납해야 할 것이다. 자치경찰이 산림훼손 행위를 집중 단속하고 있어 다행이긴 하나 경찰에만 맡길 일이 아니다. 제주도 산림당국 등의 수시 철저한 단속활동이 병행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