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낮 학교 운동장에서 놀던 어린이 4명이 납치됐다 풀려난 사건을 보고 충격을 받은 사람은 학부모들 만이 아니다. 교사 등 교육관계자와 시민들도 놀랐다. 다행히 범인이 아이들을 풀어줬기에 망정이지 큰일 날 뻔했다.

납치사건은 지난 6일 낮 12시20분께 서귀포시 모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발생했다. 이날은 토요일이서 수업이 없는 날이었다. 운동장에서 놀던 유치원생 1명과 초등교 2학년 어린이 3명은 “무거운 짐을 함께 들어달라”며 접근한 용의자 장 모씨(44)의 말에 속아 따라 갔다.

차량에 아이들을 태운 장 씨는 음료수를 사준 후 중산간 도로를 돌아다니다 5시간 후 서귀포시에 돌아와 아이들을 내려줬다. 장 씨는 이 과정에서 농로에 차를 세운 후 “부모님께 몇 번 잘못했느냐”며 잘못한 횟수만큼 나무 회초리로 어린이 3명을 때려 폭행했다.

경찰에 미성년자 약취 유인 및 아동복지법상 신체적 학대 등의 혐의로 구속된 장 씨는 왜 아이들을 납치했는지 범행 이유에 대해 함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납치 후 아이들의 부모에게 금품을 요구하는 등으로 위해를 가했다면 심각한 양상이 전개될 뻔했다. 비록 아이들을 집으로 돌려보내긴 했으나 장 씨의 범행은 전형적인 어린이 납치 범죄 행위다.

장 씨의 범행 목적은 경찰 수사에서 밝혀지겠지만, 평소 교육당국의 어린이 유괴·납치 예방교육이 허술하게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어 또다른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모르는 사람을 함부로 따라가지 않기’는 유괴예방교육의 기본이다. 학교는 물론 가정에서도 항상 아이들에게 강조해야 하는 말이다.

이석문 교육감은 이번 어린이 납치사건과 관련해 재발 방지에 민전을 기하겠다고 했지만 시간이 흐르면 또다시 흐지부지할지 모른다. 사건 후 임기응변 조치에 급급할 게 아니라 평소 유괴예방교육을 집중 실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