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신문=이서희 기자] 타사 버스를 빌려 우도서 여객운송사업을 한 여객운송사업 면허가 없는 업체가 자기 명의로 사업을 했다 해도 무면허사업죄는 물론 명의이용죄에도 해당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운수사업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관광업체 대표 오모(61)씨의 상고심에서 운수사업법상 명의이용혐의를 무죄를 판단한 원심 판결을 깨고 사건을 유죄 취지로 최근 제주지법에 돌려보냈다고 15일 밝혔다.

오씨는 지난 2015년 8월부터 2016년 2월까지 면허를 받지 않고 다른 업체 버스 9대를 빌려 제주 우도에서 여객운송사업을 한 혐의로 기소됐다.

지난 2015년 7월부터 10월까지 오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업체 명의로 도내 4개 전세버스업체로부터 버스 9대를 임차했다.

이후 빌린 버스를 우도로 가져와 자신의 업체 로고를 붙이고 2015년 8월부터 2016년 2월까지 불특정 다수의 관광객을 상대로 여객자동차운송사업을 했다.

또 2015년 8월부터 11월까지 우도 천진항 내 어항구역에 허가없이 간이천막 1동을 설치하고 성인기준 1인당 5000원의 교통비를 받는 매표소로 운영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1심에서 무면허사업죄와 명의이용죄를 모두 유죄로 인정해 오씨에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으나 2심은 “오씨 회사 명의로 여객운송사업을 경영했으므로 명의이용 행위로 보긴 어렵다”며 명의이용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다만 형량은 1심과 같이 유지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자기 명의를 걸었다 해도 다른 사람의 차량을 빌려 사업했다면 처벌 대상으로 판단했다.

대법원 재판부는 “운수사업법은 사업자 아닌 자가 여객운송사업을 경영하는 행위를 금지하면서 사업의 명의가 자기 것이든, 다른 사람 것이든, 자동차 전부를 사용하든, 일부를 사용하든 불문한다”고 판시했다.

한편 대법원이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상 명의이용혐의에 대해 유죄 취지로 사건을 제주지법으로 돌려보내면서 확정 판결은 제주지법 항소심에서 가려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