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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는 잎, 줄기, 꽃, 열매, 모양, 잎이나 목재의 빛깔, 자생지 생육이나 성질, 인명이나 쓰임새에 따른 다양한 유래가 있다. 한 울타리 안에도 여러 종류의 나무들이 어울려 풍경을 연출한다.
조경을 목적으로 하는 곳에는 어김없이 다양한 종류의 나무며 꽃을 볼 수 있다. 아무리 아름다운 집이라고 하더라도 나무와 꽃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미완성의 느낌을 지울 수가 없을 것이다. 나무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하면 다양한 나무의 종류와 이름과 특성과 유래를 알아가기 시작한다.
나무는 너무도 다양한 모양과 특징을 가졌다. 그래서 제 빛깔과 나무의 특징을 잘 살린 이름이 필요하다. 정확한 나무 이름을 알면 나무의 약력처럼 그 나무의 특징에 대하여 관심을 갖게 된다. 그러면 이름만 들어도 그 나무에 대한 그림이 그려지고 특징을 떠올리게 된다.
개나무, 노나무, 깨타리로 불리는 구릿대나무는 지독한 냄새를 풍긴다. 잘못해서 만질 경우는 냄새로 인해 고통 받을 준비를 해야 한다. 접근금지 명령이 팻말에 의해서만 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나무를 만지지 않는 한 그 나무의 정체를 알 수 없다. 평범한 나무처럼 잎은 넓고 예쁜 꽃은 아니지만 꽃도 피우기에 그저 다른 나무들과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사람과의 관계처럼 시일을 두고 부딪쳐보기 전까지 그 사람의 특성을 헤아리기 쉽지 않듯 나무의 특성을 헤아리는데도 세월을 필요로 할 수 있다.
새로운 잎이 나올 때는 붉은 색을 띄우다가 초록으로 변화되는 나무가 있으며 벚나무, 복숭아, 매화나무처럼 꽃부터 피우고 나서 세상을 향해 고운 잎들을 내미는 나무가 있다. 용설란은 100년에 한 번 꽃을 피운다고 하여 세기식물이라고 불린다. 향이 백리까지 간다는 백리향처럼 나무가 온통 향기로 뒤덮여 있는 나무가 있고 줄기와 잎에 구분이 모호한 나무도 있다. 나무 결이 고운 나무가 있으며 거친 껍질을 가진 나무가 있다. 백일홍은 7∼9월까지 꽃이 핀다. 한 꽃이 그리 오래 피어 있지 못하지만 꽃 하나가 떨어지면 또 다른 꽃이 꽃망울을 터트려서 지는 꽃을 대신하여 백일 동안 피고지는 것을 반복하며 아름다움을 유지한다.
겨우살이처럼 숙주의 양분을 섭취하며 기생하는 나무가 있다. 얹혀 사는 나무에 잎이 모두 떨어지면 드러나는 겨우살이는 마법에 힘이 있다고 여겨 서양에서 고대 제사장들이 제물로 썼다. 겨우살이를 문 앞에 걸어두고 그 아래를 지나는 어느 여자에게나 입맞춤을 하여도 피할 수 없으며, 이것이 결혼으로 연결되기도 하여 좋은 일에 마법을 거는 상징으로 여겼다고 한다.
청미래덩굴은 망개나무, 매발톱가시, 명감, 맹감, 중가시나무로 불린다. 뿌리는 나라를 잃고 산으로 도망친 선비들의 배고픔을 달래는데 넉넉함을 제공했다고 하여 ‘우여량’, 산에 있는 기이한 양식이라 하여 ‘산기량’ 신선이 남겨 준 음식이라 하여 ‘ 전유량’이라 불리며, 잎은 망개떡의 재료로 쓰인다.
어린 가지를 잘라 비비면 생강냄새가 나서 생강나무, 일을 도와주러 온 사위에게 장인과 장모가 사위의 짐을 가볍게 해 줄 요량으로 약한 덩굴 식물인 사위질빵으로 끊어지지 않을 만큼 가볍게 짐을 지우는 데서 유래한 사위질빵, 이정표로 오리마다 심었다고 오리나무, 모양이 화살 같아 화살나무, 버짐이 핀 것 같다고 붙여진 버짐나무는 플라타너스로 우리에게 익숙하며, 북한에서는 열매가 방울 같다고 하여 방울나무로 불린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우리나라에서만 자라는 미선나무는 이름 자체가 매우 친숙한 느낌을 준다. 칠엽수는 마로니에라고 흔히 부르는데 유럽의 가로수나 공원수로 사랑 받는 나무 중에 하나다. 잎눈의 모양이 가늘고 길고 비쭉하기 때문에 비쭉이나무, 꽃덮이의 모양이 붓순처럼 생겼다하여 붓순나무, 가지가 끝에서 여러 개가 다정하게 모여난다고 하여 다정큼나무, 잎가장자리에 날카로운 가시가 있어 호랑가시나무 등처럼 이름만 들어도 나무의 다양한 생김과 특징을 그려 볼 수 있다.
팽나무는500년이나 1000년까지 사는 노거수로 성읍민속마을의 천연기념물 제 161호, 부산 구포동의 제 309호, 전남 무안 현경면의 제310호가 지정 보호되고 있다.
땅을 가진 부자나무도 있다. ‘금목신’이라는 팽나무에는 1,320㎡가 등기되어 있으며 마을의 수호신으로 보호받고 있다.‘석송령’이라는 소나무는 수령이 600살이며 3,933㎡를 소유하고 있어서 종합토지세까지 내고 있다. 사철 푸르른 기상과 기품을 지닌 소나무가 어려운 시기에는 껍질에서 꽃가루까지 백성의 배고픔을 달래주었고, 조선시대의 궁궐은 모두 소나무로만 지었을 만큼 귀한 대접을 받았다. 노래와 시를 비롯하여 우리나라 지명 가운데 소나무 송(松)을 사용한 곳이 681곳일 만큼 우리 나라 사람들이 선호하는 나무이다.
정원수, 식용, 약용, 목재, 공원수로 아낌없이 주는 나무처럼 서로의 바람막이 속에 봄이 성큼성큼 다가오고 있다.<양금희/시인.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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