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수 역류사태를 야기시킨 신화역사공원 상하수도 사업변경 특혜 의혹은 명백히 규명돼야 한다. 이와 관련해 최근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 행정사무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원희룡 지사는 사실상 전직 지사의 특혜 의혹을 인정했다.

“상하수도 용량을 축소하면서 약 167억 원의 원인자부담금 특혜가 발생했는데 사업자가 이를 부담하지 않으면 전직 지사들에게 구상권이라도 청구해야 한다”는 안창남 의원(무소속, 삼양·봉개동)의 지적은 사안의 심각성을 절감케 한다. 이에 대해 원 지사는 “현직 지사였다면 직무유기에 해당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어떤 방식으로 바로 잡아야 할지 검토하겠다”고 했다. 얼마나 사안이 중대했으면 현직 지사가 전직 지사를 향해 ‘직무유기’를 들먹이겠는가.

물론 원 지사도 하수 역류사태를 방지하는 후속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책임을 져야 한다. 하지만 2014년 5월 임기 말 우근민 도정은 신화역사공원 사업시행 변경 과정에서 상하수도 1인당 하루 사용량(원단위)을 무슨 이유에서인지 축소했다. 도대체 숙박시설 객실은 1443실에서 4890실로 230% 이상 늘었는데 오수량 원단위를 300ℓ에서 98ℓ로 대폭 낮춘데 대해 납득할 도민이 얼마나 있겠는가.

특히 도의원들은 당시 임기 한 달을 남긴 우근민 지사가 사업 변경을 직접 결재한 사실에 대해 의심하고 있다. 보통 부서장·실장 등이 전결하는 사안을 도지사가 최종 결재한 점이 이해가 안 간다는 것이다. 특혜를 의심케 하는 이유다.

이 사안의 핵심은 특혜를 규명하고, 상하수도 용량 축소로 인해 격감한 원인자부담금을 사업자들이 추가 부담토록 하거나 전직 지사에게 구상권을 청구하는 일이다. 그러나 상하수도 행정의 연속성 때문에 원 도정 만으로는 이를 밝혀내기가 어려울 것이다. 원 도정은 고발 등의 조치를 취해서라도 반드시 특혜 의혹을 밝혀내야 한다. 의혹을 눈감아 주거나 덮어두면 또다른 형태의 특혜가 꼬리를 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