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인구 증가 속도가 가파르다. 대부분 인구가 줄어들고 있는 다른 지방과 달리 제주시 인구는 꾸준히 증가해 지난 9월말 현재 50만 333명으로 마침내 50만 명을 돌파했다. 제주시의 인구 증가는 귀농·귀촌 및 전원생활을 즐기려는 퇴직자들과 문화예술인들의 유입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인구 증가는 생산성 증대와 소비 증가로 이어져 지역경제에 큰 도움이 된다. 하지만 제주시의 인구 증가 형태가 농촌지역보다 연동, 노형동 등 도심지역에 집중되고 있어 도심 포화현상을 빚고 있다.

이러한 형태의 인구 집중현상은 도심 비대화, 농촌 공동화 현상을 초래해 지역 균형발전에 역행한다. 제주시의 도심권 인구 밀집현상은 제주특별법 시행 이후 두드러지기 시작했다. 기초단체인 북제주군이 제주시에 통합되고 행정시가 도입되면서 주민 행정서비스가 예전만 못해졌다.

농촌지역이 활기를 되찾으려면 이전처럼 4개 권역 기초자치단체가 운영돼야 한다. 몸집이 너무 커진 제주시를 2~3개 기초단체로 세분화하는 행정체제를 개편해야 한다. 일각에서는 현재의 제주시를 그대로 둔 채 법인격만 갖추면 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으나 비대한 기초단체는 풀뿌리민주주의 정신에 부합하지 않는다.

주민이 직접 참여해 지역경제와 복지, 문화발전을 향유할 수 있는 인구 적정 규모는 20만 명 안팎이다. 전국적으로도 50만 명이 넘는 순수 기초자치단체는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 수원시 등 몇 군데에 불과하다. 대부분 20만~30만 명선이며, 적은 곳은 수 만명에 지나지 않은 기초단체도 많이 있다.

역시 가장 바람직한 행정체제는 지금의 제주시를 유지하면서 동제주와 서제주를 신설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현행 서귀포시는 과거 형태의 서귀포시로 환원되고 종전처럼 4개 기초단체와 기초의회가 들어서게 된다. 덩치가 커진 제주시를 그대로 둔 행정체제 개편은 순수 지방자치에 위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