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미국도 제주4·3의 공동책임자임을 인정해하고 사과해야 한다. 제주4·3 70주년범국민위원회와 제주4·3희생자유족회, 제주4·3 70주년기념사업위원회는 ‘제주4·3에 대한 미국과 UN의 책임 있는 조치를 촉구하는 10만인 서명운동’을 마치고 오는 31일 서명지를 미국 대사관에 공식 전달하기로 했다. 미국은 서명지 접수를 계기로 제주4·3 당시 주민 학살에 대한 책임을 솔직히 인정하고 사과해야 마땅하다.

제주4·3은 1947년 3월1일부터 1954년 9월21일까지 제주도에서 발생한 남로당 무장대와 군·경토벌대 간의 무력충돌과 토벌대의 진압과정에서 많은 무고한 주민이 희생당한 사건이다. 미 군정은 1948년 4월3일 남로당 제주도당이 주도한 무장봉기가 발생한 후 군대에 진압출동 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진압이 성과가 없자 강도 높은 진압작전을 벌였으며, 이 과정에서 수많은 양민이 목숨을 잃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제주4·3사건 희생자 위령제에 참석해 “국가권력의 잘못에 대해 유족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대통령으로서 첫 공식 사과했다. 그러나 우리 국가 공권력과 함께 강경진압에 나섰던 미국은 아직껏 한 마디 사과도 하지 않고 있다.

밝은 미래는 잘못된 과거에 대해 책임을 지고 사과할 때 보장되는 법이다. 미국은 하늘도 알고 땅도 아는 미군정의 제주4·3사건 강경진압 과정에서의 주민 학살을 언제까지 외면하고 침묵할 것인가.

역시 제주4·3단체만으로는 미국의 사과를 받아내는데 한계가 있다. 제주도와 정부는 제주4·3단체와 제주도민의 바람인 미국의 사과가 반드시 이뤄질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해야 한다. 더욱이 제주도는 범도민 차원의 제주4·3사건 미국 측 사과 요구 운동을 전개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