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 적정 인구는 몇 명일까. 대체로 80만~100만 명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 적정인구는 지역경제와 환경이 양립할 수 있는 규모가 가장 바람직하다. 더욱이 환경이 자산인 제주의 경우 시장도 활성화하고 자연환경도 지킬 수 있는 범위의 인구라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현재 약 69만 명인 제주의 적정 인구는 약 80만 명이다. 더 이상의 환경훼손을 막으려면 현 수준의 인구가 적당하지만 생산과 소비시장의 기능을 더 활성화하려면 80만 명은 돼야할 것이다. 물론 환경훼손은 아무데나 허가되는 관광객 수용 시설이 가장 큰 원인이다. 따라서 제주도는 현 수준(연간 1500만 명)보다 더 많은 관광객 유치를 억제하면서 인구가 80만 명이 넘지 않도록 인구 유입·관리정책을 펴나가야 한다.

하지만 귀농·귀촌 등 제주 이주민들 가운데 많은 사람이 제주를 떠나고 있다. 대부분 전원생활을 하기 위해 찾아온 이주민들이 다시 짐을 싸 고향으로 돌아가거나 다른 이주지역으로 옮겨가고 있다. 올해 3분기 제주지역 순이동(전입자-전출자) 인구는 지난해 같은 기간 4353명의 절반인 2170명으로 줄었다. 이런 추세대로라면 제주인구 80만 명 도래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적정 수준의 인구 증가는 소비시장을 늘리는 규모의 경제 활성화를 위해 필요하다.

원희룡 도정은 계속 이주민이 떠날 경우 자칫 지역 공동화 현상이 초래될 수도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마치 ‘오는 사람 막지 않고 가는 사람 잡지 않는다’는 식으로 방관하다가는 더 많은 이주민이 제주를 뜨고말지 모른다.

역이주 현상은 관광객 증가와 환경훼손, 부동산 가격 폭등, 교통난 등 정주여건의 악화가 원인이다. 이대로 가면 제주의 관광경쟁력도 떨어지고 말 것이다. 원 도정은 관광객과 이주민이 모두 만족할 수 있도록 환경 최우선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